▶ 공원서 휴식중 ICE 요원에 검문 “집에 두고왔다” 설명했지만 차에 태워 영주권 미소지 위반 130달러 벌금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 중인 영주권자가 영주권 카드를 휴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방법상 18세 이상 영주권자는 항상 신분증명서를 소지해야 하지만, 그동안 실제 처벌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이민단속 강화에 나서면서, 불법 체류자는 물론 합법 이민자들까지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로저스팍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루벤 안토니오 크루즈(60)는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합법 영주권자인 그는 “집에 두고 왔다”고 설명했지만, 요원들은 그를 차량에 태워 신문한 뒤 영주권 미소지 위반으로 130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그의 동행자는 신분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연행됐다.
이에 대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일리노이 지부의 에드 용카 대변인은 “미국은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사회가 아니다”며 “합법 영주권자에게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잔인한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방법은 18세 이상 모든 영주권자에게 항상 영주권 원본을 소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시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오랫동안 이 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돼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무관용 이민단속’을 본격화하면서, 최근에는 합법 체류자들도 단속의 예외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연방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합법 영주권자도 이민 신분증명서를 항상 휴대해야 하며, 단속 시 제시하지 못하면 경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영주권자는 2024년 기준으로 약 1,280만명에 이른다.
이 같은 단속 강화로 한인 영주권자들 사이에서도 ‘혹시 나도 단속 대상이 될까’ 하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한인 영주권자 김모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입국심사 과정 중 구금되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해당 영주권자는 미국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합법 체류자였으나, 과거 경미한 전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요즘 단속은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공항이나 국경뿐 아니라 일상생활 중에도 원본 영주권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본이나 디지털 이미지는 효력이 없다”며 “항상 영주권을 지참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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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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