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성에 강달러 지속”, 미·중 무역전쟁 우려 커져
▶ 한미 관세협상도 ‘안갯속’, 주재원·유학생 타격 장기화

무역전쟁 고조 불안감 속에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치솟고 있다. [연합]
미·중 무역 갈등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원화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선을 훌쩍 넘어선 이후 계속 치솟으면서 시장에서는 구조적인 고환율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일 대비 5.2원 오른 1,431.0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30원대는 지난달 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전날 장 초반 1,434.0원까지 상승했다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1,420원대로 내렸는데 하루 만에 다시 1,430원을 넘어섰다.
최근 환율 상승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계속되고 한미 관세협상도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우려마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맞대응에 나섰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에 따른 후속조치다.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무역 의존도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만큼 대미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한국 정부가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2026년 들어 원·달러 환율이 1,600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각도 제기된다.
‘고환율 시대’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주 한인 사회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의 환차손을 최소화하려는 ‘환테크’는 필수가 됐고, 한국 송금 시점을 조율하거나 달러 기반 부수입을 찾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에 거주 중인 한 주재원은 “환율 상승으로 한 달 생활비가 수백 달러씩 증발한다”며 “치솟는 환율과 물가 부담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편이 낫겠다”고 토로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진 유학생과 주재원들은 소비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체류 계획 자체를 재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일부는 재정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조기 귀국을 선택하는 등, 환율 문제가 개인의 인생 경로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LA를 찾는 한국 관광객의 숫자도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다.
반대로 한국을 찾는 미주 한인 여행객은 달러 강세의 수혜를 보고 있다. 강달러 덕에 현지에서 더 많은 소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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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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