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12척 중 2곳에 발주
▶ 한국보다 척당 3,000만불 저렴
▶ 친환경 선박 기술도 추격
K조선이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파트너를 맡는 등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글로벌 수주 무대에서는 중국에 연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다.
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연내 발주할 계획인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최대 12척의 건조 작업을 중국 조선사에 맡기기로 가닥을 잡았다. 머스크의 최종 검토 명단에 오른 곳은 중국 뉴타임스조선과 양쯔강조선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수주 규모는 25억~28억 달러(약 3조5,000억~3조9,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머스크의 입찰에 참여하며 대규모 수주 기회를 노렸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조선사에 밀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의 경우 한국 조선소의 가격이 중국 조선소 대비 1척당 최대 3,000만 달러가량 비싼 편이다.
한국 조선 업계는 최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들에 번번이 대형 수주 건을 내주고 있다. 앞선 7월 세계 1위 해운사 스위스 MSC는 중국 조선소 5곳에 컨테이너선 20척 건조를 발주했다. 이어 8월에는 프랑스 CMA-CGM가 약 3조 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0척 건조를 중국 다롄조선중공업에 맡겼다. 두 해운사는 한국과 중국을 저울질하다 결국 가격과 납기에서 앞선 중국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LNG는 물론 메탄올·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빠르게 추격하며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 우위까지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이후 글로벌 해운 환경 규제에 발맞춰 기술·인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르웨이선급(DNV)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암모니아와 메탄올 추진선 43척 가운데 한국에서 수주한 선박은 6척에 불과한 반면 중국 업체들은 최소 20척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의 이번 발주가 중국에 돌아갈 것은 뻔했다”며 “한국 조선사들의 강점인 기술력과 공정 신뢰성 측면의 우위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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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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