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경호 인력 확충…정치인 야외행사 취소하거나 실내로 장소변경

뉴욕 양키스 홈경기를 관람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청년 보수 운동을 대표했던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 이후 워싱턴 정가에 안전과 경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비밀경호국(SS)의 경호가 강화됐고, 연방의회 의원들은 야외 행사를 실내로 옮겨 치르는 등 위협 요인 최소화에 나섰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S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람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홈 경기에 대해 경호 인력을 확충해 배치했다.
이와 함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에 착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 강화와는 별개로 백악관에선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크의 피살은 정치적으로 양극화가 심화한 미국 사회에서 암살과 같은 극단적인 폭력 행위가 언제 어디서든 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암살자의 표적이 됐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일부 참모들은 개인의 안전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커크의 암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의 거친 언행이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인터넷에 올린 각종 혐오 '밈'이나 추악한 발언들을 떠올려보자"라며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사회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폭력의 근원으로 '급진 좌파'를 지목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을 대표하는 청년 보수 인사 잭 포소비엑은 상대 진영을 향해 "응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을 다짐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방의회 의원들도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내 급진파로 분류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연방하원의원은 이번 주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집회를 연기했다.
그는 "갈수록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주말 집회를 실내에서 치르기로 했지만, 암살 사건 이후 아예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동시에 보수층으로부터 반감이 적지 않은 정치인이다.
이와 함께 델리아 라미레즈(민주·일리노이), 시드니 캠라거-도브(캘리포니아) 연방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장소를 실내로 옮겼다.
역시 안전 문제가 장소 이동의 이유였다.
공화당 소속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커크의 암살범이 약 180m 떨어진 건물의 옥상에 숨어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경호 인력이 아무리 많아도 누군가 옥상에 엎드려 있다면 못 볼 수 있다. 야외 행사의 경우 의원들이 보안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