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DC 해임 논란 속 청문회…케네디 장관 “만성질환엔 왜 침묵하나” 반박
▶ 공화당 일부 의원도 “백신 효과 있어…국민들 누구 믿을지 몰라”

상원 청문회 출석한 케네디 장관[로이터]
"정부의 무모한 결정으로 아이들이 위험에 빠졌다"(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 "아이들의 만성질환 증가에는 왜 침묵했나"(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4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3시간 넘게 진행된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정책을 두고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
지난달 '백신 음모론'에 맞섰던 수전 모나레즈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해임된 뒤 처음으로 보건장관이 출석하는 청문회가 열린 만큼 민주당 의원들은 별렀던 질문들을 쏟아내며 장관 사퇴까지 촉구했다.
그동안 백신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하게 표출해왔던 케네디 장관은 이날도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CDC 리더십 교체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이건 과학자와 의사들을 배제하고 음모론이 이 나라 보건 정책을 결정짓게 하는 무모하고 반복된 결정으로 위험에 처하게 된 아이들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케네디 장관을 향해 "해온 일에 대한 후회도, 그것을 바꾸려는 계획도 없는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 잔인하고 상식을 거스르는 정책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아이의 죽음을 희생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국민들에게 말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케네디 장관이 사퇴하는 것이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라며 "그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다치기 전에 그를 해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케네디 장관은 와이든 의원을 향해 "그 자리에 얼마나 오래 앉아 계셨나"라며 "20∼25년 사이에 만성질환을 앓는 아이들 비율은 76%까지 늘었는데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다"고 맞섰다.
케네디 장관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오늘 우리는 미국에서 유아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 일어났던 일 때문이고, 우리는 그것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은 모라네즈 전 CDC 국장 해임에 대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뤄진 마스크 관련 지침, 사회적 거리두기, 학교 폐쇄 등 CDC의 정책 방향이 "재앙적이고 비상식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케네디 장관은 "우리는 CDC에서 대담하고 능력 있고 창의적인 리더십, 새로운 길을 개척할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며 앞으로 CDC는 만성질환 대응과 예방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코로나 백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연구·개발 정책 예산을 취소했던 케네디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mRNA 백신은 해롭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도 케네디 장관의 이 같은 입장에 우려를 나타냈다.
의사 출신인 존 버라소(와이오밍) 상원의원은 "백신은 효과가 있다"며 케네디 장관에게 "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백신에 대해 최고 수준의 기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이후로 나는 매우 깊은 우려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버라소 의원은 이어 "최근에 임명된 CDC 국장도 해임됐다"며 "국민들은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모나레즈 전 CDC 국장은 보건 분야 전문가로 백신 연구 삭감, 자문위원회 해체 등을 강행한 케네디 장관에 맞서 백신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모나레즈 해임 뒤 CDC 고위직 인사들도 트럼프 행정부에 저항하며 줄줄이 사표를 던졌고 이후 정부의 보건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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