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 내 양자회담’ 기대에 찬물…인도·튀르키예와 친밀 과시

중국 톈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난 푸틴, 시진핑, 모디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뒤로 하고 중국에서 우방국 정상들과 연달아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한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 정상들과 만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는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관계가 깊어진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전통적 우호국인 베트남의 팜 민 찐 총리,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 등이 정상외교 상대였다.
이날은 지난달 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을 논의한 지 2주가 된 날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안으로'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양자회담을 조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원칙적으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다면서도,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른 시일 내 만날 가능성을 차단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측의 종전 협상 요구 조건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시간 끌기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말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에 "잘 모르겠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방국 정상과 만나서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현지 매체에 푸틴 대통령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디 총리 등 외국 정상과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을 논의했으며 알래스카 정상회담 결과도 공유했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회담은 양국 경제가 서방의 압력을 받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중국과 인도는 중요한 에너지 판매처다. 미국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에 대한 징벌로 인도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 차량에 동승한 사진을 보란 듯이 올리고 "그와의 대화는 항상 통찰력이 있다"고 적는 등 인도와 러시아의 견고한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번 중국 방문 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모디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을 끝내기 위해 양국이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정치적 외교적 노력에 크게 기여한 튀르키예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한 튀르키예의 특별한 역할이 계속 요구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5월부터 3차례에 걸쳐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을 중재했다.
푸틴 대통령은 SCO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려면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는 길을 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회담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알래스카 회담과 미·러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의 급을 높이는 아이디어가 제기됐지만 아직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자회담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3자회담을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이 내부적으로 협의한 뒤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로 했다며 "현 단계에서 공식적인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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