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비반출 규제로 타격 불가피…중국 공장 운영 차질 가능성
▶ 미중 패권경쟁 속 반도체 규제 연이어…불확실성 확대일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으로의 장비 반입에 대한 포괄적 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데 따라 국내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격화한 미·중 패권 경쟁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반 년 넘게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전략 수립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30일(한국시간)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2022년 10월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를 위해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사실상 금지했는데, VEU 자격이 있는 업체는 미국의 허가 없이도 미국산 장비를 중국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약 3년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VEU 자격이 취소되면서 향후 중국 내 공장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와중에도 그나마 VEU 자격이 있어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취소함으로써 단기적 피해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전략이 뚜렷해지면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악화 일로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기존 고사양 인공지능(AI) 칩뿐만 아니라 중국용으로 사양을 낮춘 AI 칩인 H20까지 수출 제한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덩달아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반도체에 대해서는 최대 100%의 품목관세 부과 가능성도 언급했다.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인텔에 대해서는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출자 전환하는 식으로 10%의 지분을 확보해 인텔의 최대 주주가 됨으로써 외국 반도체 기업과의 경쟁 심화 우려를 낳았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TSMC를 직접 거론하며 인텔식의 지분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보조금을 무기 삼아 경영권까지 위협했다.
특히 예측 불가능성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기술은 기업들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에 대해 중국 수출을 막았다가 풀어주면서 댓가로 중국 내 매출 15%를 받겠다는 초유의 '딜'을 성사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 지분 확보 이후 삼성전자와 TSMC의 지분 확보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뒤 관련국과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자 그런 계획을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이달 중 발표가 예고됐던 반도체 품목관세의 경우 '100%'라는 가이드라인 정도만 나왔을 뿐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해당 사안이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예상됐으나, 관련 논의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VEU 취소 역시 12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고, 중국 내 공장에 대한 '현상 유지'를 위한 장비 반입은 허용하기로 하는 등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잇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2, 3주 간격으로 미 정부의 반도체 관련 규제 정책이 새로 나오고 변경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그럼에도 미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방향은 뚜렷한 만큼 이에 따른 여러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검토하며 중장기적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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