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1채 보유·1년 미만 단기 임차만 허용… “중국인 배척법” 반발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로이터]
텍사스주가 중국 등 특정 국가 출신자의 부동산 보유와 임차를 제한하면서 중국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텍사스주는 지난 6월 중국·러시아·북한·이란 출신의 개인과 기업의 부동산 취득을 막고 임차도 1년 미만의 단기로만 할 수 있도록 한 법(상원발의 법 제17호·SB17)을 제정했다. 이 법은 오는 9월 1일 발효된다.
이 법을 위반하면 징역형 또는 25만 달러(약 3억5천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다만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제한 대상이 아니며, 유효한 비자가 있는 사람은 주택 1채를 소유할 수 있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이 법에 대해 "외국의 '적'을 막기 위한 미국의 가장 강력한 금지 조치"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와 북한, 이란 출신자들도 제한받지만, 이 법이 주로 염두에 둔 대상은 중국 출신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은 네 국가 중 중국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미국을 경제적·군사적·정치적으로 넘어서기 위해 강압적이고 파괴적이며, 악의적인 미국 약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텍사스주는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의 부호 쑨광신(孫廣信)이 토지 14만 에이커(약 566㎢)를 사들여 풍력발전소를 지으려 하자, 인근에 공군기지가 있다며 안보를 이유로 이 계획을 무산시킨 바 있다. BBC는 이 사건도 이번 법 제정에 일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패트릭 투미 변호사는 "중국인이 텍사스주에서 주거용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임대해 국가 안보에 해를 끼쳤다는 증거는 없다"며 "일부 공직자들이 중국인과 중국 정부를 동일시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집단도 중국인들이다. 텍사스주에는 중국 본토 출신 거주자가 2023년 기준 12만 명에 달한다.
비영리 단체인 '중국계미국인법률방어연맹'(CALDA)은 곧바로 중국 출신 비자 소지자인 원고 3명을 대리해 이 법이 위헌이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유학비자 또는 취업비자를 소지한 원고들은 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 법무장관이 의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법 해석상 명확하지 않은 점 때문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소송에 원고로 참여했던 친린 리는 업무와 소송 때문에 바빠 임대차 계약 만료 직전까지 새 아파트를 구하지 못했다.
그는 "이 법은 사람들이 여기(텍사스주)서 공부하거나 일하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도 영향을 받는다.
텍사스주에서는 2011∼2021년 사이 10년간 중국 기업 34곳이 투자 프로젝트 38건을 진행해 27억 달러(약 3조8천억원)를 투자했고, 일자리도 4천682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법이 제정된 이후 중국 기업들은 텍사스 외에 다른 지역을 투자처로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우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텍사스주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텍사스 외에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이 속속 제정되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들의 모임인 '100인회'(百人會·Committee of 100)는 2021년 이후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킨 주가 26곳이라고 집계했다. 대부분 공화당이 집권하고 있는 주이다.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인들이 농지를 살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고차 업체를 운영하는 제이슨 위안은 반대 집회에 참석해 이 법을 중국인 노동자의 미국 이주를 금지했던 1882년의 '중국인 배척법'에 빗대 '2025년판 중국인 배척법'이라고 지칭하고 "출신 국가를 이유로 주택 소유를 금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민주주의의 규칙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이를 막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을 더욱 닮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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