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융자와 보증 포함된 규모…이익배분은 공헌도와 위험도에 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로이터]
미일 무역협상이 타결되고서 사흘째로 접어들었지만, 합의 내용에 대한 양측의 설명은 여전히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식의 협상 타결이 아니었던 데다 전격적인 결정으로 시행 시점 등 세부 사항까지는 논의도 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국 상황에 따라서는 세부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한 후속 협의도 필요해 보인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5일 여야 당수 회의를 열어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이에 맞춰 일본 정부도 합의 내용 개요를 공표했다.
◇ '5천500억달러 투자' 합의 세부 내용도 알쏭달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백악관으로 불러 무역협상을 전격 타결한 뒤 자랑으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일본의 투자 약속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 요청에 따라 일본은 미국에 5천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며,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이 최대 5천500억달러 규모의 출자와 융자, 융자보증을 제공 가능하게 하는 합의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JBIC(옛 일본수출입은행)와 일본무역보험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 기관의 자본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사업 진척에 따라 결정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일본은 미국에 (투자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할 능력을 줄 것"이라며 "대통령이 '미국에서 항생제를 만들자'고 말하면 일본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우리는 그 프로젝트를 운영할 사업자에게 줄 것이며, 이익의 90%는 미국의 납세자가 갖고 10%는 일본이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미국에 짓기를 원하고, 국가 안보 우려(해소)에 중요한 것을 후원함으로써 '우리는 미국의 편이 되겠다'는 약속을 통해 관세를 낮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일본 정부의 합의 내용 개요 공표에 따르면 일본측이 출자하는 경우의 이익배분은 "상호 부담하는 공헌도와 위험도에 근거해 1대 9로 한다"고 표현됐다.
러트닉 장관의 설명과는 달리 대출이 아닌 출자에 한해 그것도 "공헌도와 위험도에 근거한다"는 제한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주식회사 주주의 경우 출자 비율이 기본적인 공헌도와 위험도의 기준이 된다.
◇ 합의 내용 시행 시점조차 "아마도"
합의의 가장 기본 사항인 시행 시점도 양측에서는 제대로 명시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전날 귀국 후 공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합의된 상호관세율의 적용 시점을 질문받자 "제한된 시간에 대통령과 얘기하는데 시점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지금까지 장관급 협상에서 벌여온 전제 위에서 한 것이고 애초 8월 1일을 염두에 두고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시행 시점은 한마디로 명시적인 합의는 없었고 상식 수준에서 생각하면 8월 1일부터 아마도 적용되지 않겠느냐 하는 식이다.
그는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미국이 분기별 평가를 할 계획이라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논의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이 어떻게 합의를 준수할지 보장할 계획인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분기별로 평가할 것이며, 대통령이 만족하지 않으면 자동차와 나머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미국 당국자 발언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지만 한 말씀 더 하면"이라고 기자 질문에 반응한 뒤 "8차례 미국을 방문해 (미국) 장관들과 대통령과 얘기했지만, 미일 간 합의를 어떻게 이행할지, 그 확보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한 기억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점에 대해 미측이 생각을 갖고 있고 (향후 의사를) 전달한다면 듣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단지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혼선은 양측이 유리한 내용만 강조하는 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번 미국의 무역 협상이 합의문 형태로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연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미 간 무역 합의에서 공개된 문서는 3쪽 분량의 백악관 팩트시트(참고자료)가 전부이며 이는 과거 미국이 수년에 걸친 협상 끝에 완성한 수백 쪽 분량의 포괄적 무역 합의와 완전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하기도 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최종 합의에 대한 서명 등 절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과거 미일 무역협정 때처럼 문서에 서명을 하자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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