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언돔 뚫려 텔아비브 등도 피해
▶ 이란 “이 공격 멈추면 우리도 중단”
▶ 장기화 관측… 확전 여부 ‘미지수’

15일 이란 내 한 시설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

이란의 미사일 보복 공격에 의해 15일 이스라엘의 바트 얌 지역 한 아파트 건물이 대파돼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된 양국 간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스전 등 에너지 시설을 집중 타격해 피해가 속출하는 한편,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을 단행해 사상자를 냈다. 15일)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도 끝내 무산되면서 이번 충돌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3일 이란 핵 시설 등에 대한 선제 공습에 이어 이날 오후까지 이란의 에너지시설 등을 집중 공격했다. 이란 국방부와 국방연구소 등 핵심 군부 시설도 타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세계 최대 가스시설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일부 중단됐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외국 세력이 이란의 정유 시설을 전면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오후까지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국방부·경찰청 건물과 이란 서부 호라바마드의 지하 미사일 보관 시설 등을 집중 타격했다. IDF는 수백 차례 공습으로 이란 군부 지휘관 2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이란 국영 TV는 핵 과학자 및 전문가 9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란 보건부는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128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900명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란도 이스라엘 본토 곳곳에 미사일을 발사해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예루살렘, 텔아비브, 하이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는 일제히 공습 경보와 함께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CNN 방송은 밤새 이란이 약 20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14명이 사망했으며, 최소 38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란도 이날 오후까지 공습을 지속했는데, 이스라엘 전역에 주간 경보가 발령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이 핵 시설에 이어 에너지 시설까지 타격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이란 정권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사회기반시설을 마비시키고 이란인들의 생계를 위협해 반체제 움직임을 선동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마이클 싱 워싱턴 중동정책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유 중 하나는 정권 교체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란 국민이 저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정경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1회성 공격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일방적 전쟁 선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격이 몇 주는 계속될 거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충돌 장기화를 우려했다.
다만 전면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외국 외교관들과 만나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다”며 “이 방어는 침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며 침략이 중단되면 당연히 대응도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수년간 경제 제재로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으로선 이슬람 시아파 우군 세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서방의 군사 장비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에 맞서긴 쉽지 않다. 댄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란은 의미 있는 대응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비대칭 전쟁으로 전환해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출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현재로서는 공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란 미사일의 공습을 받은 텔아비브 인근 해안도시 바트얌을 방문해 “이란은 민간인, 어린이와 여성들을 사전에 계획해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15일 오만에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은 끝내 무산됐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이스라엘은 협상을 해야 하며, 내가 인도와 파키스탄을 설득했던 것처럼 (이들도) 협상을 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도 곧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현재 많은 통화와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국제사회는 양국에 확전 자제를 통해 외교적 노력을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고 자제를 촉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하고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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