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내 미군 가족도 대피 움직임…美 중부사령관, 의회 증언 연기
미국 정부가 중동 지역 내 안보 위험이 커짐에 따라 주(駐)이라크 미국 대사관의 일부 인력의 대피를 준비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미국 및 이라크 소식통들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공보담당자인 애니 켈리는 로이터에 "국무부는 정기적으로 해외에서 근무하는 미국 인력을 검토하며, 이 결정은 최근의 검토 결과 내려졌다"라고 말했다.
다른 백악관 관계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조치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국 당국자는 "국무부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의 질서 있는 철수를 계획 중"이라며 "상업적(민간) 수단을 통해 진행되겠지만, 요청 시 미군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외무부 관료도 "역내 긴장 가능성과 관련된 잠재적 안보 우려"를 배경으로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의 부분 대피가 확인됐다고 통신에 말했다.
특히,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은 오는 12일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연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측 소식통 4명과 이라크 소식통 2명은 이러한 결정의 배경이 된 구체적인 안보 위험이 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결렬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및 친이란 무장세력 간의 전면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러한 일부 대피 조치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지 18개월 만에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해왔으며, 이란이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인 우라늄 농축 중단에 동의할 것이라는 데 확신이 점차 줄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도 이날 "(미국과의 핵)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우리에게 분쟁이 강요된다면 상대방의 피해는 우리보다 훨씬 더 클 것이며, 미국은 이 지역을 떠나야 할 것"이라며 중동 내 모든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는 중동에선 드물게 미국뿐 아니라 이란과도 협력하는 국가다. 미군 병력 2천5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라크 치안부대와 연계된 친(親)이란 무장단체들도 활동 중이다.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인력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군 가족의 대피 움직임도 포착됐다.
미 당국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중동 곳곳에 주둔한 군인 가족의 자진 대피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자진 대피 승인)는 주로 바레인에 주둔한 군인 가족에게 해당한다는 게 또 다른 당국자의 전언이다.
미국은 중동에서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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