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이어 이시바 日총리와 25분 통화… ‘성숙한 한일관계’ 공감대
▶ 내주 G7 회의서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첫 관계 설정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2025.6.9
이재명 대통령이 9일(한국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로 대일외교의 첫 테이프를 끊은 가운데 '국익 중심 실용외교' 노선으로 한일 관계의 초석을 어떻게 놓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째인 이날 이시바 총리와 25분간 통화하고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한일 정상은 약 일주일 뒤인 오는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대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G7 회원국이고, 이 대통령은 G7 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후 2주도 되지 않아 일본 정상을 대면하게 되는 셈이다.
두 정상이 이날 한미일 공조의 틀을 재확인하고 향후 직접 대면해 한일관계 발전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로 하면서 G7 기간 한일 정상 간 양자 회담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여러 나라의 정상이 한데 모이는 다자회의인 데다, 일정도 2박 3일로 짧아 양자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약식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양국 정상이 처음 마주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천명한 이 대통령이 일본과의 첫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 국내외 시선이 쏠린다.
한일관계는 과거사 문제와 얽혀 역대 정부에서 한반도 주변 '4강'(미국·일본·중국·러시아) 외교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은 분야로 꼽혀왔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와 관련해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원칙적 대응을 하고, 경제·안보 협력 등엔 실리에 따라 대응한다는 '투트랙' 대응 기조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대선 공약집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실리 중심으로 경제·안보·인적 교류를 강화하면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지속적인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안보 정책 발표문에서도 "영토 문제나 과거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응해 '일본은 독일에서 배워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안보나 경제·사회·문화 영역은 미래지향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관심은 이런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 기조가 실제 대일 외교 과정에서 어떤 양상으로 구현될지에 모인다.
우선 대일 외교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에 무게를 두고 진행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실리 위주 외교 노선을 천명한 데다 올해가 양국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만큼 양국 관계 개선 모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이 대통령도 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시바 총리와 통화 후 소셜 미디어에 "오늘날 국제정세 속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일관계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인 만큼 새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적었다.
다만 독도 등 영토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해법 등은 난제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당선 전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에 대해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며 비판적 시각을 보인 점에 비춰 양국 관계가 전임 정부에 비해 냉랭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미일 협력이 한일 관계를 풀어갈 또 다른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통화에서 한미일 협력의 틀을 재확인한 만큼 한미일 대화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일 협력 강화를 강조해왔던 만큼 한일 정상이 '의기투합' 한다면 한미일 협력 구도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경우 미국과 대립 구도에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 미국, 일본, 중국 3국 사이에서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역대 대선 후, 한일 정상 간 첫 통화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당선 사흘째 날 당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15분간 이뤄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 일본 아베 총리와 25분간 통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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