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렘린궁은 “내정 간섭 안 해” 언급 자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온라인 설전에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미국 내부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고위 인사들은 여러 재미있는 관전평들을 내놨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불화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 내부의 일"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간섭하거나 논평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이 상황을 스스로 다룰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협상에 집중하는 데 방해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들은 중요한 수많은 문제에 동시에 집중한다. 국가 정상들은 모든 사안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렘린궁의 정제된 반응과 대조적으로 러시아 주요 인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충돌에 사뭇 관심들을 보였다.
2008∼2012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엑스(X)에 "우리는 합리적인 수수료로 D(도널드 트럼프)와 E(일론 머스크)의 평화 협정 체결을 촉진하고 스타링크 주식으로 대금을 받을 준비가 됐다"며 "싸우지 마"라고 적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평화 협상 중재자로 나서고 우크라이나로부터 광물 개발권을 얻어 낸 점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도 엑스에 "우리 모두 그냥 잘 지내면 왜 안 되나"라고 탄식하며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에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화해할 방법을 물었다.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을 지냈던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상원의원도 엑스 글을 통해 머스크에게 "미국에서 극복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면 우리에게 오라"라며 "여기서 믿을 수 있는 동지들과 기술적 창의성의 완전한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승리 이후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전날 종일 소셜미디어에서 날 선 비난을 주고받으며 파국을 맞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을 아이들의 싸움에 비유한 데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연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에게 이 문제는 안보 이익과 우리,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실존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는 정치적 외교적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의 기회가 모두 사라지자 우리가 특별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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