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딩드레스 25%나 상승
▶ 중국서 90% 제작·생산
▶ 총비용도 3만달러 ‘훌쩍’
▶ 업체들 고객 감소 우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내 결혼 비용을 대폭 상승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딩용품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며 웨딩용품의 가격이 줄줄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 상승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웨딩 업체들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추진하거나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관세 후폭풍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웨딩 플래닝 및 마켓플레이스 사이트 ‘더 낫’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웨딩드레스의 평균 가격은 2018년 1,600달러보다 25% 상승한 2,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딩드레스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이유는 관세 때문이다. 미 전역의 6,000개 웨딩 업체를 대표하는 전국 신부 소매업 협회(NBRA)에 따르면 웨딩드레스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2023년 기준 미국 내 웨딩드레스 시장 규모는 280억달러에 달하며, 결혼식 총 비용은 3만3,000달러로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 애틀란타주에서 구급대원을 하고 있는 크리스타 바스케즈는 유럽에서 직수입한 웨딩드레스 가격이 기존보다 300달러 올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유럽산 드레스는 관세로 인해 최소 150달러에서 400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샌디에고 출신의 올리비아 세버는 오는 9월 치러질 결혼식과 관련해 웨딩 플래너로부터 메뉴, 간판 가격 등 종이류 비용이 10% 인상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3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웨딩업체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부과했던 145% 관세 폭탄에 비교해서는 관세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존재하지 않던 30%의 관세는 웨딩업체들의 영업이익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딩업계에 따르면 웨딩드레스와 원단, 비즈 등 미국에서 결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웨딩용품이 중국이나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된다.
전국에 약 2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 데이비드 브라이덜은 모든 제조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 상품의 48%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켈리 쿡 데이비드 브라이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까지 거의 모든 생산을 중국을 비롯한 미얀마, 베트남, 스리랑카 등 다른 국가에서 수행할 계획”이라며 “우리의 마지막 수단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네티컷주 뉴타운에 있는 ‘더 퍼식케티 브라이드’의 창립자인 데니스 부지는 “미국에서 숙련된 재봉사를 구하기 어렵다”며 “인건비가 저렴한 다른 나라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많은 미국 가정이 고품질 웨딩드레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NBRA 부사장 샌드라 곤잘레스는 “관세율이 올 초보다 낮아졌지만 예비 신부와 웨딩업계 전체에 여전히 비용증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소규모 웨딩업체에는 불리한 상황이며, 웨딩업체들은 불안정한 상황을 고려해 최선을 다해 적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업체들은 관세율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뉴욕주 코틀랜드에 위치한 낸시 브라이덜 샵의 낸시 엘스터 사장은 “고객들에게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나 비용을 전가하고 싶지 않다”며 “고가의 드레스가 높은 관세율로 수입될 경우 추가 비용을 구매자에게 전가하고, 추가로 붙는 비용이 낮을 경우 회사에서 감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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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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