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량 비자취소 계획에 美안보전문가들 ‘과도하다’ 우려
▶ “득보다 실 크다…유능한 과학자 미국행 막는 자기파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히자 미국 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조치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학문 및 산업 스파이 수사 활동에 참여했던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 복잡한 중국의 산업 스파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지나치게 강압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과거 연방수사국(FBI) 방첩국에서 학술 협력 프로그램을 관리했던 그렉 밀로노비치는 NYT에 "실제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 출신 학생 수는, 미국 연구 분야를 지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학생의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학교에 등록된 중국 출신 학생 수는 약 27만7천명으로, 인도 출신 학생에 비해 두 번째로 많다.
그간 미국 내에서 이러한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 중국 공산당 정부와 연계돼 주요 기술들을 빼돌릴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 유학생들을 쫓아내는 것은 오히려 미국 기술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밀로노비치 전 요원의 지적이다.
그는 미국이 그간 '엄청난 숫자'의 중국 등 외국 출신의 과학 기술 전문가들을 고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러한 지식 및 기술의 유입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밝힌 비자 취소의 기준 등 정책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28일 미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핵심 분야에서 연구하는 이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나 정책 시행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간 미국 내에서 경제 스파이로 의심받는 대학교수들을 변호해 온 변호사 피터 자이덴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국가적으로 어떤 국가 안보 위협을 막으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가 이미 유능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오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자이덴버그는 "이는 문제를 더 키우는, 자기파괴적 전략"이라면서 유학생들은 "미국의 가장 똑똑하고 유능한 과학자들 중 일부며 이들 없이 어떻게 연구실들이 운영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FBI를 비롯한 미국 정보 당국들은 그간 미국으로부터 과학 기술을 빼가려는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검거하기 위한 노력을 오래 지속해왔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에도 미국 법무부는 '중국 이니셔티브'(China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대학 등에서의 중국의 산업 스파이 활동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업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수사를 통해 드러난 스파이 활동 사례들은 대부분 유학생보다는 교수들과 연관된 경우가 많았으며, 기소된 모든 사례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를 두고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이후 들어선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중국 이니셔티브 사업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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