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영 고대안산병원에서 신경과 교수
▶ 하지불안증후군 진단까지 평균 4.45년
▶ 디스크·관절 문제 오인, 잘못 치료하기도
▶ 어린이에게도 발병, 성장통과 구분해야

15일 경기 안산시 소재 고대안산병원에서 신경과 권도영 교수가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대안산병원 제공]
“병원을 찾은 환자 중 45년 동안 질환을 인지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어요. 의사에게도 아직 생소하고, 검사법 역시 뚜렷한 게 없다보니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오래 걸리는 겁니다.” 분명 불편한데, 왜 불편한지 원인을 알기 어려운 질환이 바로 만성불면증을 유발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이다.
15일 경기 안산 소재 고대안산병원에서 만난 권도영 신경과 교수는 “환자들이 다리가 불편하다니까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나 관절 관련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관련 연구결과를 보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진단받기 전까지 평균 두 곳 이상의 병원을 방문하고, 그로 인해 평균 4.45년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소아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성장통과 헷갈리지 않도록 부모가 유의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무엇입니까.
“하지불안증후군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다리에 불편한 감각이 느껴지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저녁이나 밤에 증상이 나타나며, 움직이지 않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다보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만성 불면증의 원인이 됩니다. 당연히 그다음 날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치고요. 불편함을 느끼는 부위는 발목 위에서 무릎 아래 부분입니다.”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왜 그렇습니까.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벌레가 다리를 기어다니거나, 다리 안에서 무언가가 터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다리가 아프거나 저린 것도 아니어서 의사에게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고, 의사 입장에선 뚜렷한 검사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지불안증후군 진단 전, 다리 불편함과 관련해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치료를 받은 환자들도 많아요.”
-디스크와는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요.
“디스크는 활동하거나 자세를 바꿀 때 찌릿 하는 방사통이 주요 증상이에요.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요. 대부분은 누워 있으면 증상이 수그러들어 편하다고 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정반대예요. 활동을 할 땐 아무렇지 않다가, 가만히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증상도 벌레가 다리 위를 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란 점도 차이점입니다.”
-어떤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나요.
“진단 기준이 되는 대표 증상은 5가지입니다.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 가만히 있을 때 불편 증상 심화, 움직이면 증상 호전, 저녁 이후 증상 악화, 수면 장애 유발 등 5가지 중에서 4개 이상에 해당하면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볼 수 있어요.”
-하지불안증후군 원인은 무엇입니까.
“철분과 관련이 있어요. 철분은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도파민)을 합성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철분이 부족하면 관련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쳐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게 됩니다. 그래서 진단 시 몸 안에 있는 철분(저장철), 혈액 내 철분 농도 등을 함께 검사합니다.”
-어린이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나요.
“아이가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자꾸 다리를 떨 경우에 소아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표현이 서툴다보니 ‘아프다’고만 말하는 경우가 있어 성장통이라 생각해 간과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누웠을 때 자꾸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려고 하는 증상이 있는지 살펴야 하고, 특히 어린 시기의 하지불안증후군은 유전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모가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다면 더욱 유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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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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