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험악했던 미-우크라 정상회담에 논평 봇물… “쇼 탈락자처럼 해고돼”
▶ “주먹 휘두르지 않은 게 다행”, “유럽과 세계 질서 뒤흔들 수도”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설전 벌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로이터]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국가 원수들끼리의 만남이라고는 좀처럼 믿기 힘든 험악한 분위기로 막을 내리며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건에 대해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외교가 사망했다"며 미국 대통령이 이처럼 공개석상에서 대화 상대를 윽박지르고 질책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 정상의 '고함지르기 시합'에 기겁한 유럽은 "눈 앞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질서가 허물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됐고, 빈손으로 백악관을 떠나야만 했던 젤렌스키의 입장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외교적 체르노빌'이었다고 논평했다. 체르노빌은 옛 소련 시절인 1986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를 지칭한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현대에 들어서 미국 대통령과 외국 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이렇게 다투는 장면이 목격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에게 미국 고마운 줄 모른다고 질책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어떤 조건대로든 평화협상에 응하도록 강압하려고 시도했다고 상황을 요약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마치 '어프렌티스'에서 탈락한 출연자처럼 잘라버렸다"며 트럼프가 함정을 파놓고 기다렸으며 젤렌스키가 함정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백악관의 비밀 의제가 무엇이었든 간에, 결과는 술만 안 마셨을 뿐 취객들의 싸움과 닮았다"면서, 1960년 10월 유엔총회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던 니키타 흐루쇼프가 구두를 벗어 책상을 내리쳤던 사건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젤렌스키가 트럼프에게 '잘린' 이유로 '러시아 침략자들에게 순순히 나라를 넘기지 않은 죄'를 꼽으며, "트럼프는 미국의 유럽 우방국들이 입밖에 내지 않고 있던 의심들 모두가 사실이라는 점을 단번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세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직접 봤다. 힘들고, 감정적이고, 긴박하다. 양측 모두에게 까다로운 협상이었음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BBC는 이어 젤렌스키가 트럼프에게 정상회담 선물로 우크라이나 출신 권투 세계 챔피언 올렉산드르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를 줬다고 소개하며 이번 정상회담을 '백악관에서 벌어진 한판 시합'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외교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젤렌스키와 트럼프 사이에 벌어진 '고함 지르기 시합'은 최악 시나리오가 예견한 범위조차 벗어났다"며 "주먹을 휘두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AP통신은 이번 사태 전개가 "경악스럽다"면서 "유럽과 세계 전체의 정세가 뒤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이 "재앙으로 끝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아예 끊어버릴 수도 있다고 위협함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위험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고위 측근들이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빨리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시도에 젤렌스키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최근 수주간 불만이 쌓여왔다며, 이런 측면이 이번 정상회담의 험악한 분위기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또한 이번 사건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신뢰'를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측 관계자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참사'(disaster)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화내며 다투는 리얼리티 TV 생중계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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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곧바로 세계는 러시아와 미국 두나라 뿐 다른나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이런 파쇼주의자가 미국 대통이라니! 이제 다음은 러시아와 편먹고 세계를 나눠먹기시합할거다.
FcukTr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