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업계 신시장 경쟁
▶ “5,200억달러 시장 잡아라”
▶ 폭스바겐, 2027년 신모델 출시
▶ 현대차는 내년 북미 등 양산
▶ 연간 8만대 목표…GM과 협업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시장을 둘러싼 완성차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브랜드의 텃밭으로 꼽히는 EREV 분야에 글로벌 완성차 2위(폭스바겐그룹), 3위(현대자동차그룹) 그룹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브랜드인 스카우트 모터스는 최근 EREV 출시 계획을 밝히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7년 새로운 스포츠유틸티차(SUV) ‘트래블러’와 픽업트럭 ‘테라’를 전기차와 EREV 모델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EREV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500마일(약 800㎞)로 전기차(약 560㎞)보다 42.9%가량 길다. 차량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생산돼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2위인 폭스바겐그룹이 EREV 카드를 꺼내든 것은 성장세 둔화를 겪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의 일환이다. 전기차 보급 걸림돌인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안전성 문제 등은 중장기적인 과제로 남은 상황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을 살린 새 친환경차로 시장 수요를 견인하려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은 독일 공장 폐쇄와 인력 감축 등을 추진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EREV는 전동화 전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차량은 내연기관 엔진과 배터리를 함께 탑재한 점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유사하지만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만 차량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엔진은 차량 구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배터리 충전을 위한 전력을 생산한다. 주행 중에 배터리를 충전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충전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용량도 동급 전기차보다 작아 제조 원가도 낮출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이런 EREV 장점에 주목하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026년 북미와 중국에서 EREV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넓은 영토로 인해 긴 거리를 주행해야 하는 이들 지역의 특성상 EREV가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형 SUV를 중심으로 EREV를 투입해 연간 8만 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싼타페와 제네시스 GV70이 EREV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EREV 분야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9월 현대차그룹과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은 GM은 2010년대 초 EREV 차량인 쉐보레 볼트를 개발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 SUV와 픽업트럭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GM이 전동화기술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와 함께 EREV 라인업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램도 EREV 픽업트럭인 램차저150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형 SUV인 지프 웨고니어도 EREV로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가 선점해 온 EREV 시장이 빠른 속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하고 있다. 중국 리오토는 2019년 EREV SUV 모델인 리 원을 시작으로 차종을 늘려가며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대 1050㎞를 주행할 수 있는 L7을 앞세워 38만 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개발에 성공한 샤오미도 2026년 EREV SUV 출시를 예고했다. EREV 관련 시장은 2031년 5180억 달러(약 72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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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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