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토 보전’ 기존 입장서 선회…“트럼프, 곧 우크라 특사 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년 반 넘게 이어져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조속히 끝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휴전협상에서 영토의 보전보다 안전보장을 중시하는 입장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 2명은 휴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은 영토의 범위가 아니라 안전보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에 영토를 내주는 합의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조기 종전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이제는 전투의 결과로 정해지기 마련인 영토의 범위보다는 공격 재개 차단을 포함해 어떤 안전보장 조치가 취해지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정보위원장은 "협상은 (안전)보장에 기초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도 "영토의 문제는 극도로 중요하지만 여전히 두번째 문제"라면서 "최우선 순위는 안전보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전보장은 어떠한 평화협상에서라도 가장 까다로운 문제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다시 공격당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우크라이나 방어에 나서도록 하는 조건에 끝까지 주저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에는 휴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러시아가 합의를 준수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상당하다. 동부 국경을 따라 친러시아 병력과의 충돌이 발생한 후 2014년과 2015년 휴전협상이 이뤄졌지만 8년이 지나 결국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이뤄진 쓰라린 경험 탓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 재개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추진해 왔으나 러시아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휴전협상이 시작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가 즉각 논의대상이 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를 협상 카드로 보고 있으나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철수를 협상 개시의 선결 조건으로 보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스크에는 러시아군과 북한군 5만명이 집결한 상태로, 미국 국무부에 이어 한국 국가정보원도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러시아 여당의 콘스탄틴 자툴린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철수하면 러시아가 내년 봄까지 휴전에 합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강경파 중에서는 내년 봄까지의 합의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당선인은 곧 종전 협상을 이끌 우크라이나 평화특사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폭스뉴스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아주 고위급인 특사로, 신망이 높은 인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조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 국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회의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즉각 종전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취임 즉시 종전을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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