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시장 1,408원 마감
▶ 1,450원대까지 전망도
▶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
▶ 한인사회도 희비 엇갈려
12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월을 돌파한 1,402.9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심화되며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을 돌파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던 상황에서 관세 인상이 트레이드 마크인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추가 금리 인하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에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환전수요 증가도 달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종가 1,394.70원 대비 14.20원 급등한 1,408.9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 1,403.50원과 비교하면 5.40원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이날 오후 1시 46분 기준 전날 종가보다 0.38% 오른 105.85를 기록했다. 엔화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54.66엔으로 전날 대비 0.61%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이 1,400원을 돌파할 정도로 폭등한 이유는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관세인상 등 무역 장벽을 촘촘하게 쌓을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가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각종 규제 완화와 감세 기대감에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도 달러 매수 수요를 늘리고 있는 요소다.
외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는 1,400원대를 중심으로 한 등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1,45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분간 킹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인 사회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유학생들이나 주재원들은 심각한 재정적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LA에 거주하는 한 주재원은 “체제비를 달러로 받고 있지만 렌트비가 워낙 비싸서 추가로 한화로 달러를 환전해 결제해야 하는 비용이 500달러 이상”이라며 “환율이 너무 올라서 향후 몇년 간을 어떻게 버텨야 하나 겁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암울한 상황은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유학생들도 급등한 원·달러 환율로 인해 미국에서 받는 생활비가 급감하면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으며, 돈을 송금해야 하는 한국 부모 입장에서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 유학생 3만9,000명에 달한다. 환율 급등은 한국에서 LA 등 미국으로 여행을 오려는 관광 수요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다.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한인 등 여행자들은 ‘킹달러’의 대표적인 수혜자들이다.
한인 관광업계도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갈 때 강한 달러로 인해 더 부담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객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 박씨는 “한국에 매달 갚아야 할 빚이 있는데 요즘 달러가 강세라 빚 자체가 줄어드는 느낌”이라며 “나중에 한국 여행을 할 때를 대비해서 최대한 많이 한화로 환전을 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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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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