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컬처에 지갑 여는 지구촌
▶ 미·유럽서 한강 책 매진
▶한국 문화 관심 높아져
▶음반 수출 등 반전 기대
▶K콘텐츠 수출 250억불 확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소년이 온다’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입고돼 진열되고 있다. [연합]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서점에서도 그의 작품이 품절 사태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은 이미 인기 문화 상품이었지만 문학 작품까지 세계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한국 문화(K컬처)가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K콘텐츠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한국인 창작가의 몸값과 작품 가격 등 K아트의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14일 주영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부커상의 본산 영국의 경우 수도 런던 도심의 대형 서점들에서는 재고가 동이 나면서 책을 바로 구하기 힘들게 됐다. 런던 도심 번화가 소호에 있는 대형 서점 포일스(Foyles) 채링크로스점은 노벨문학상 수상 다음날인 지난 11일(현지시간) 주영 한국문화원과 손잡고 ‘한강 특별 코너’를 마련해 한강의 책들을 한글 ‘원서’로 배치했는데 하루 만에 동이 났다.
미국 뉴욕의 명품 거리 서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대형 체인 서점 반스앤드노블 매장에는 한강의 저서가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한강의 신드롬’에 출판 문학계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대한 K콘텐츠 수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오징어게임’ 등으로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된 K드라마는 성장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의 수출액은 드라마 등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1년 만에 30% 증가했다.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업자(PP)를 합치면 지난해 5억 6129만 달러(약 7308억 원)로 전년보다 29.6% 증가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한국 드라마의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이미 K스토리와 콘텐츠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집중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K스토리의 가치를 더욱 높여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K팝은 음반 수출 등의 부진으로 위기론이 팽배했지만 ‘한강 신드롬’이 반전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D를 비롯해 LP 등 음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1억2939만 달러(약 1745억원)였다. 상반기 음반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2015년 이후 9년 여 만에 처음이다. 음반 시장 전문가들은 한강의 노벨상 수상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돼 10월 이후로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5년 후인 2027년의 K콘텐츠 수출액을 250억 달러 규모로 늘려 잡은 상황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문화콘텐츠 수출액은 132억 달러였다. 글로벌 한류팬은 지난 2023년 2억 2500만명으로 추산됐는데 이 역시 오는 2027년에는 3억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K콘텐츠를 통한 한국 소비재와 관광 수출에 대한 직접 유발 효과도 크다. 정부는 지난해 65억 달러였던 유발효과를 2027년에는 100억 달러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세계 곳곳에서 K아트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미술 작가의 작품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월 홍콩에서 열린 아트바젤에서는 이배, 정영주, 양혜규, 김윤신 등 최근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글로벌 컬렉터들에게 팔려 나가 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지난 해부터는 대형 해외 갤러리들과 한국작가들의 전속 계약 체결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지난해에는 정희민을, 올해는 원로 작가 이강소를 전속 작가로 영입했다. 미국 갤러리 리만머핀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지난해 전속을 맺었고, 올해는 아흔의 여성 조각가 김윤신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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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최수문·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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