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DC “아태계 발병률 증가 50대 미만서 특히 많아”
▶ 한인 사망 증가 연 125명 “정기적으로 검사 받아야”
40대 한인 여성 김모씨는 유방조직이 조밀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많은 한인이 비슷한 진단서를 받는다기에 가벼이 넘겼다. 수개월 뒤 유방 한쪽에 이상증상이 나타나 초음파를 하고 MRI를 찍고 조직검사를 한 끝에 결국 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 이상소견이 나왔을 때 곧바로 추가 검사를 받았으면 하고 후회도 했지만 때는 늦었고 이후 절제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내달 10월 전국 ‘유방암 인식의 달’을 맞는 가운데 미국 내 한인 등 아시아태평양계(이하 아태계)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위의 사례처럼 특히 50대 미만 연령층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정기검사 등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서 유방암으로 사망한 한인 수는 지난 2018년 80명, 2019년 90명, 2020년 103명, 2021년 102명, 2022년 125명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50세 미만 아태계 여성의 새로운 유방암 ‘발병률’은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약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세부터 64세까지 아태계 여성 발병률은 33%, 65세 이상은 43% 늘어난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에 비해 모든 연령, 모든 인종을 합친 전체 여성 유방암 발병률은 3% 상승에 그쳤다.
NCI의 인종 분류에 따르면 유방암 발병률은 지난 2000년 흑인, 백인, 아태계,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의 순으로 높았다. 당시 아태계 유방암 발병률은 10만명당 36.4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속적 상승세를 이어오며 지난 2021년 10만명당 55.3명을 기록하며 5개 인종 분류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위는 백인으로 10만명당 53.7명이었다. 또 대부분 인종 그룹에서 유방암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아태계의 경우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40세 이상 여성은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들의 검사율은 낮은 편으로 알려졌다. 이웃케어클리닉에 따르면 시더스-사이나이 산하 건강형평성연구소가 지난 2019년 3월부터 5월까지 LA와 사우스베이 지역 8개 종교기관에서 유방암 검사 권고 연령인 45세 이상 여성 131명을 조사한 결과, 유방암 검사를 받은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4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한인 기관들은 무료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LA한인회는 매달 한 번씩 의료기관과 협력해 유방암을 포함한 7개 여성 전문 건강검진 서비스를 예약을 통해 무료 제공하고 있다.
또 이웃케어클리닉은 평소 40세 이상 소득이 연방빈곤선의 200% 이하이고 건강보험이 없는 이들, 혹인 메디캘이나 건강보험이 있는 이들에게 예약을 통해 무료 유방암 검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매분기별 토요일에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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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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