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석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척추에 이상이 생긴다면 신경이 눌려 통증이 나타나거나 마비가 올 수 있다. 국내에서 추간판탈출증(디스크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1,131만 명(2021년 기준)이나 된다. 국민적 질환인 셈이다. 허준석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났다. 허 교수는 “척추는 단순 관절이 아니라 온몸으로 가는 신경을 포함한 매우 예민한 기관이기에 손상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며 “특히 척추 질환은 퇴행성으로 많이 발생하기에 노령층이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척추 질환은 왜 발생하나.
추간판(椎間板)은 척추뼈 사이를 연결하는 조직으로 척추 운동과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추간판탈출증(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은 추간판 속 수핵이 섬유륜(추간판 외피)을 뚫고 나온 것을 말한다. 퇴행성으로 주로 발생하지만 외상으로도 생길 수 있다. 뚫고 나온 추간판은 신경근이나 척수를 압박해 통증이나 마비를 일으킨다.
‘추간판협착증(spinal stenosis)’은 추간판 팽윤(디스크가 부풀어 오른 상태)·후(後)관절 비대·신경 뒤쪽에 위치한 황색 인대 비후(肥厚) 등으로 척추관이나 추간공(椎間孔·아래위 척추에 의해 생긴 공간)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움직임이 많은 허리(요추관협착증)나 목(경추증)에 주로 발생한다. 특히 심한 경추증은 척수를 압박해(척수증) 심각한 신경학적 결손을 일으킬 수 있다.
-척추 질환마다 통증 양상이 다른가.
허리 추간판탈출증이라면 대개 허리 통증과 하지방사통(下肢放射痛)이 생기며 갑자기 아프면서 심해질 때가 많다. 허리에서 엉덩이, 다리로 이어지는 전기가 오는 듯한 하지방사통의 경우 추간판이 탈출할 때 한쪽으로 치우쳐 나올 가능성이 높아 한쪽 다리만 들었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양쪽 다리가 아프더라도 더 심한 쪽이 있을 때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양쪽 다리 통증이 비슷할 때가 많다. 통증은 점점 악화하며 조금 먼 거리를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힘이 빠지는데 쉬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신경인성 파행증(跛行症)).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에 공급되는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추간판탈출증은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일어서면 통증이 생기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척추 질환 치료는 어떻게 하나.
피부에 상처 나면 흉터가 생기듯 신경이 오래 눌린 상태로 방치되면 신경 자체에 손상이 생긴다. 정상 신경과 다른 특성을 갖게 돼 과활성화 혹은 비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신경병증성 통증이 생겨 시리고, 저리고, 무디어진다. 마비도 나타나는데 병변 위치에 따라 팔·다리·대소변 기능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경증이거나 발병 초기라면 보존적 치료(약물 치료, 물리 치료, 시술)를 먼저 시행한다. 약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항전간제·항우울제가 대표적으로 쓰인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혈관확장제 등이 쓰인다. 신경병증 통증이 동반되면 항전간제도 널리 활용된다. 물리 치료는 통증을 완화하는 전기 자극 치료·도수 치료 등이 있다.
시술로는 통증을 완화해주는 ‘신경차단술(nerve block)’이 가장 많이 시행되며, ‘꼬리뼈 신경 성형술’ 등도 시행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과 주위 조직에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 치료 약물을 넣어 통증 신호를 보내는 신경 전달 통로를 조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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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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