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총 22억달러에 불과
▶판매가도 247달러 ‘반토막’
▶ 수요 줄고 공급은 넘쳐나
▶‘맨션세’ 도입, 중국 자본↓
“오피스 부동산이 팬데믹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아 1조달러 이상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이커넥션스 글로벌 알츠 콘퍼런스에서 억만장자인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 캐피털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그의 말은 상업용 부동산, 특히 오피스 부동산의 침체의 강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이어서 스타우드 CEO는 “현재 오피스 시장은 실존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는 주로 직장 근로자들이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스타우드 CEO의 말은 LA 오피스 부동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LA에서 3번째로 규모 큰 에이온센터는 최근 2014년 매입가격보다 45%나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부진을 놓고 부동산 전문 매체 더 리얼 딜은 “재택근무 확산과 추가 양도세를 부과하는 맨션세(Measure ULA)로 촉발된 오피스 수요 감소가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의 강도는 컸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에비슨 영에 따르면 지난해 LA 오피스 매매 규모는 총 22억달러로 2022년 37억3,000만달러 보나 무려 4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00억달러 규모의 오피스 매매 규모에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물론 2016년 당시에는 금리도 매우 낮은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된 상황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만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fact)다.
매매량 감소와 함께 LA 오피스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LA 오피스의 스퀘어피트당 판매 가격은 247달러로 전년인 2022년 462달러에 비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오피스 부동산 거래 급감 속에 건물 시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는 팬데믹 이후 각 기업의 사무실 근무로 전환이 지연되면서 오피스 렌트 수요가 회복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공유오피스 업체인 위워크가 경영난에 빠져 지난해 뉴저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챕터11을 신청한 것은 오피스 부동산 침체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사건이다.
지난해 4월부터 LA에서 실시된 맨션세도 오피스 부동산 침체의 또 다른 요인이다. 매매 가격이 500만달러 이상 부동산에 대해 최고 5.5%까지 추가 양도세를 부가하는 맨션세를 피하기 위해 법 시행 이전 집중적으로 매매 거래가 있었지만 시행 이후에는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이러는 사이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는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에비슨 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A에서 렌트 계약 면적은 290만스퀘어피트로 전년 대비 20%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해 6분기 연속 렌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피스 공실률도 증가했다. 부동산 서비스 제공 및 투자업체 CBRE에 따르면 지난해 LA 오피스 공실율은 2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문제는 팬데믹 이후 재택 및 하이브리드 근무로 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더해져 자금 조달 비용마저 크게 불어나 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피스 부동산 가치까지 하락하는 가운데 어디서 부실 대출 문제가 터질지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모닝스타 크레딧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말 LA와 오렌지카운티 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만기 상환 규모는 210억달러로, 이중 오피스 건물에 대한 상환액이 2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출 상환 만기가 도래하면서 오피스 부동산 거래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융자 대신에 오피스 건물을 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오피스 매입에 나서는 투자도 동반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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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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