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체생산 외주사, 무리한 생산기간 단축
▶ 품질관리 대신 결함 축소 보고

보잉, 워싱턴주 렌턴에 있는 생산공장 내부 [로이터=사진제공]
최근 보잉 여객기가 비행 중 기체 벽면이 뜯어져 큰 구멍이 뚫리는 사고를 일으킨 것은 오랜 기간 비용 절감만을 앞세워 품질 관리를 무시한 아웃소싱 관행이 근본적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보잉의 기체 생산 외주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이하 스피릿)의 운영 실태와 안전을 도외시한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조명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 맥스9의 기체를 제작한 캔자스주 위치타의 스피릿 공장은 2005년까지 보잉이 직접 운영하던 시설로, 당시 보잉은 최종 조립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따라 공장을 매각했다.
이후 스피릿은 보잉에 기체를 제공하는 유일한 공급업체가 됐지만 생산 문제와 품질 저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피릿의 전현직 직원들은 생산 속도를 높이라는 보잉의 무리한 요구 탓에 근로자들이 비현실적인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하루 2대 속도로 기체를 생산할 경우 한 달간 볼트와 리벳 등으로 채워야 하는 구멍이 1천만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넬 비어드 국제기계항공노조 스피릿 위치타 공장 지부장은 "스피릿이 직원들에게 작업을 너무나도 재촉하는 탓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는 비행기가 전 세계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잉은 2018년과 2019년의 추락 사고 이후에도 이런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지 않았다.
2018년 사고 직후 미 의회 청문회에서는 사고기를 조립한 공장의 생산 관리자인 에드 피어슨이 작성한 메모가 공개됐다. 메모에는 "내 생애 처음으로 보잉 비행기에 내 가족을 태우기 주저된다고 말하게 돼 유감"이라고 적혀 있었다.
보잉은 품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아웃소싱 구조를 그대로 둔 채로는 '눈 가리고 아웅'에 가까웠다.
스피릿의 전직 품질 검사관인 조슈아 딘은 기체에 잘못 뚫린 구멍을 지적한 뒤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딘은 보잉이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 공급사들에 대해 결함 감소를 요구했으며, 이는 품질 제고가 아닌 결함 축소 보고로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스피릿 직원들은 품질 관련 우려 사항이 윗선 관리자에 전달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품질 검사관들은 문제를 많이 지적할 경우 보복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스피릿 노조가 다수의 결함을 발견한 검사관들이 계약직 근로자로 대체된 것에 대해 회사에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데이브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결함이 발견됐을 때도 스피릿 인수를 통한 외주화 문제 해소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를 조사 중인 미 연방항공국(FAA) 마이크 휘태커 국장은 한 인터뷰에서 초기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이 설계가 아닌 제조 과정의 결함이라는 점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지난 몇 년간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아무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직원들과 만난 칼훈 CEO는 "우리의 실수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제의 시작이 스피릿이든 보잉이든 보잉에 최종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디자인이나 부품재질문제도 아니고 볼트를 덜조인게 문제라니 ㅋㅋㅋ 장난치냐?
경비절약등 여러가지이유로 아웃소싱을 하는건 이해하는데... 인수할때 Quality Control 을 제데로 해야하는데.. 이거 하지못한게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