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두 자릿수로 치솟았던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 상승이 앞으로 2년 동안 한자릿수로 떨어져 매년 2~4% 인상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렌트비 상승의 둔화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가 재반등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4일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USC 케스든 렌트 다가구 주택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2~4%의 비교적 낮은 인상률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가 연 12~18%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한인을 비롯한 세입자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USC 케스든의 전망은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오를 대로 오른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가 앞으로 2025년까지 매년 2~4%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USC 케스든 전망대로라면 LA 카운티의 경우 오는 2025년 여름 시즌의 평균 렌트비는 2,306달러로 올해 여름 시즌의 2,231달러에 비해 3.3%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남가주에서 렌트비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오렌지카운티의 2025년 여름 시즌 평균 렌트비는 2,83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여름 시즌에 보였던 평균 렌트비 2,631달러에서 206달러나 오른 것으로 7.8%의 인상률이다.

올해 여름 시즌 1,994달러의 평균 렌트비를 보인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의 2025년 여름 시즌 렌트비는 평균 2,049달러로 인상돼 2.7%의 상승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샌디에고 카운티의 경우 2025년 여름 시즌 렌트비는 평균 2,540달러로 올해에 비해 4.9% 상승하겠고, 벤추라 카운티의 2025년 여름 시즌 렌트비는 올해에 비해 6.5% 상승한 2,67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SC 케스든 전망에 따르면 향후 2년 후에도 남가주 지역의 렌트비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데는 아파트 부족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아파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데도 신규 아파트 건설은 뒷걸음을 치고 있다.

LA 카운티의 올해 신축되는 아파트 수는 예년에 비해 13%나 감소해 1만1,000유닛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2023~2025년까지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은 매년 2,600유닛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어서 공급 부족 사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각종 건설 비용이 급등하면서 건물 소유주와 개발업체들이 아파트 건설에 소극적인 것이 공급 부족의 동력이 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언제든지 렌트비의 인상률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가주 세입자들의 렌트비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연방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수입의 30% 이상을 렌트비로 쓰고 있어 렌트비 부담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세입자의 비율은 LA와 샌디에고 카운티 세입자의 56%, 그외 지역은 53%로 모두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USC 케스든 전망 보고서는 “LA 카운티의 임대 주택 부족 사태는 고질적인 문제”라며 “지난 1년 동안 신규 아파트 물량이 평균 이상으로 공급돼도 부족난을 해소하는 데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