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감 판매 이미 감소세, 코로나 특수까지 사라져
▶ 학자금 대출 상환부담도…서비스 부문 지출에 기대
소매 업계가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준수한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같은 트렌드가 연말까지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
한인 업소들을 포함한 소매업계가 연중 최대 대목인 연말 샤핑 시즌을 맞이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의 여파로 소비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체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고금리에 따른 크레딧카드 및 모기지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통상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까지 이어지는 기간이 연중 최대 샤핑 대목이지만 미국소매협회(NRF)는 소비자들의 올해 샤핑 시즌 지출 증가율이 인플레이션 수준인 3∼4%에 그쳐 최근 5년 새 가장 낮을 것으로 봤다. 소매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난달 아마존의 ‘프라임데이’ 할인판매 매출도 전년 대비 2% 정도 증가에 그쳤다.
컨퍼런스보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올해 연휴 관련 소비에 평균 985달러를 쓰겠다고 응답, 지난해 1,006달러보다 씀씀이를 소폭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연방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소매 판매는 9월 대비 0.1% 감소해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였고,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측은 지난달 하순 수요가 둔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동안 소비를 뒷받침해왔던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실업률은 오르고 가계 저축은 줄어드는 추세다. 코로나19 기간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 상환도 재개된 상태로,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가 학자금 대출을 다시 갚기 시작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은 대출 상환 때문에 연휴 소비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소비는 올해 내내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고, 지난 여름 소비가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소매 판매 둔화세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은행 웰스 파고의 팀 퀀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샤핑 시즌 매출이 2020∼2021년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이전 기준으로는 괜찮은 수준일 것으로 보기도 했다.
소비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미국의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로, 월스트릿저널(WSJ)이 지난달 실시한 조사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미국의 침체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장난감 등 자녀들을 위한 선물에 얼마나 지출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WSJ은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9월 장난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들었고 이번 연휴 시즌도 그다지 활기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초반 여행·외식 제한으로 미국인들이 전자제품을 비롯해 장난감·게임 등에 대한 소비를 늘렸는데 이제 콘서트·여행 등 서비스 쪽으로 소비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 둔화 전망에 소매업체들도 재고 관리에 나서고 있으며,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9월 미국의 장난감·게임·스포츠용품 수입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1.5% 줄어든 상태다.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 측은 올해 전반적인 장난감 산업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 비율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전망했고, 다른 장난감업체 하스브로는 3분기 매출이 10% 줄어들었다면서 올해 전체 매출 전망도 하향했다.
다만 미국 시카고의 한 장난감 상점 주인은 “사람들이 자녀를 위한 소비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식료품 가격이 걱정되더라도 여전히 자녀들에게 줄 선물을 살 것”이라면서 여전히 연휴 매출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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