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자이언트’(Giant) ★★★★★(5개 만점)

목장의 잡역부 제트는 목장주의 아내 레즐리를 짝사랑한다.
에드나 퍼버의 소설을 원작으로 조지 스티븐스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모든 것이 제목처럼 큰 텍사스 서사극이다. 광활하고 우뚝 섰으며 광대하고 우람차다. 1956년 작으로 상영시간이 200분이 넘는 대작인데 오스카상 후보에 10개 부문에 올랐으나 감독상 하나만 받았다. 아카데미 회원들이 이 영화를 제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80일 간의 세계일주’에 작품상을 준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록 허드슨과 리즈 테일러 그리고 제임스 딘이 모두 자신들의 최고 연기력을 발휘한 작품으로 딘은 영화제작이 끝난 지 며칠 후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여기서 젊은이에서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연기를 하는데 그가 얼마나 매력적이며 무궁무진한 연기력의 소유자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버지니아의 부잣집에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 예쁘고 고집 센 레즐리(테일러)가 텍사스에서 엄청나게 큰 목장 리아타를 경영하는 빅(허드슨)을 사랑하게 되면서 둘이 결혼해 텍사스로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국외자인 레즐리의 침입(?)을 고깝게 여기는 사람이 빅의 강인한 누나 (머세데스 매캠브리지).빅의 누나와는 반대로 “깨물고 싶도록 예쁜” 레즐리를 먼발치서 바라보며 짝사랑하는 사람이 목장의 잡역부 청년 제트(딘).
제트는 자기를 아끼던 빅의 누나가 유산으로 남겨준 작은 땅덩어리에서 석유가 나오면서 벼락부자가 된다. 그리고 그는 나이가 들면서도 레즐리를 못 잊어 가슴을 앓는다. 이런 못 이룰 사랑과 목장이라는 올드 웨스트와 석유라는 뉴웨스트의 대결 즉 옛것과 새것 간의 충돌이 영화의 큰 배경을 이룬다. 아울러 이 영화는 인종문제도 진지하게 다루면서 당시 앞으로 다가올 새 미국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제트가 자기를 위한 초대형 파티에서 손님들이 다 떠난 뒤 대취해 긴 테이블 위에 축 늘어진 채 레즐리를 사랑한다고 중얼대는 장면과 멕시칸에게 음식 서비스를 거부하는 간이식당의 덩지 큰 주인과 나이 먹은 빅 간의 주먹 대결 등 잊지 못할 장면이 많다. 디미트리 티옴킨의 음악도 제목답게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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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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