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 뱅크 지수 30% 하락, 중소형은행 지수도 30%↓
▶ 전체 증시 회복에 ‘찬물’, 한인은행권도 약세 이어가
지난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두 달이 넘었지만 미국 금융권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주류 대형 은행들을 비롯, 한인 은행권을 포함한 미 전국 중소형 은행들까지 모두 주가가 부진하다.
경제와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주는 뉴욕 증시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업종 중 하나”라며 “금융주의 의미 있는 반전이 나타나지 않으면 본격적인 증시 회복세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1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주요 금융주들이 모두 포함된 SPDR S&P 뱅크 ETF 지수는 지난 12일 32.34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SVB 파산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3월 8일의 45.67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29.2%나 하락한 것이다. <도표 참조>
또 주요 지역은행 종목들 위주로 구성된 KBW리저널뱅킹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나 12일 38.77달러에 마감했다. 3월 8일(55.97달러)과 비교하면 주가가 30.7% 빠진 것이다. 주목할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52주 최저가인 37.49달러를 기록했는데 주가는 조금 상승하다가 다시 전저점 아래로 추락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해서 나타나는 상황이다.
금융주를 대표하는 양대 지수가 두 달여만에 30%대 하락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SVB 파산의 여파가 다른 미 전국 중소형 은행들로 번진 것이 증시 부진의 원인이다. SVB에 이어 시그니처 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까지 이번 사태로 문을 닫은 은행들이 다른 금융기관에 매각되는 등 어려움이 해소되는 국면에서도 다른 문제 은행이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LA에 본점이 있는 팩웨스트 뱅콥이 지난 11일 5월 첫째주 예금액이 9.5%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팩웨스트 역시 다른 은행들처럼 파산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 전국 은행주들의 부진은 뉴욕 증시 전체를 살펴봐도 골칫거리다. SVB 파산으로 중소형 은행들의 주가가 부진하자 예금 상황이 안정적이고 1분기 실적도 괜찮았던 대형 은행들로 불씨가 번지면서 동반 하락이 나타나는데 금융권이 전체 증시 비중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함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증시에서 나타난 랠리가 향후 상실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2% 급증한 126억2,000만달러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도 12일 주가(134.1달러)가 지난 3월 8일(137.8달러) 대비 제자리걸음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CNBC와 인터뷰한 투자자문사 GPS캐피털의 데이비드 피어스 디렉터는 “문제 은행이 계속 새로 출현하는 것을 보면 정책 입안자들이 보는 것보다 금융기관들의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인 은행들도 주가 하락의 난관을 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4개 상장 은행(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뱅크, 오픈뱅크) 주가가 12일 기준 지난 3월 8일보다 주가가 평균 29.2% 하락했다. 특히 일부 은행은 40% 가까운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SVB 파산과 더불어 한인 은행권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주가 하락을 심화시킨 측면이 나타났다.
다만 4개 상장 한인 은행의 평균적인 주가 하락폭(-29.2%)은 지역 은행 종목들을 통합한 시장 평균인 KBW리저널뱅킹 ETF(-30.7%)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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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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