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하탄 ‘제이콥 푹스버그’ 로펌 오재현 파트너 변호사
▶ 교도소내 인권 침해·성폭행 피해 여성수감자 변호에 나서

오재현 변호사가 자신이 변호한 여성 재소자의 인권 침해와 성폭행 피해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 교도관·연방정부가 책임 인정하는 승소 이끌어내

오재현 변호사가 뉴욕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 캐롤라인 리차드슨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 [오재현 변호사 제공]
뉴욕의 20대 한인 여성 변호사가 여성 재소자 인권 보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맨하탄의 사고상해 전문 로펌 ‘제이콥 푹스버그’의 오재현(29) 파트너 변호사.
오 변호사는 로어 맨하탄에 있는 뉴욕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인권 침해와 성폭행 피해를 겪은 40대 여성 수감자 변호에 나서 결국 교도관과 연방정부가 책임을 인정하는 승소를 이끌어냈다.
이 소송을 계기로 연방상원은 지난해 12월 교도소 직원의 재소자 대상 성적 학대와 폭행 문제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등 미 전국적인 주목이 이뤄지고 있다.
오 변호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신참 때인 2019년 초 간호조무사 출신 재소자 캐롤라인 리차드슨로부터 오른쪽 눈이 실명됐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받았다.
몇주 후 교도소에서 그를 만났는데 2016년 수감 초기에 눈 건강 문제를 호소했으나 교도소의 무성의한 대응과 처치로 6개월 만에 한쪽 눈이 실명됐고 반대쪽 눈도 안 좋은 상황이라고 했다”며 “기록을 살펴보니 거짓이 아니라고 판단됐다.
일반적으로 수감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들을 설득해서 교도소와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소송 제기 1년여 만인 2020년 중반께 연방정부로부터 2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소송이 끝난 직후 리차드슨은 그간 두려움에 말하지 못했던 또 다른 피해 사실을 오 변호사에게 고백한다. 뉴욕메트로폴리탄 교도소의 남성 교도관이 자신을 포함해 여성 수감자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것.
오 변호사는 리차드슨을 위해 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교도관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다른 여성 재소자까지 총 3명을 대리해 교도소 관리 부실, 방임 등을 이유로 연방정부를 상대로 법적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2022년 7월 연방정부는 책임을 인정하고 교도소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3명에게 3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더욱이 리차드슨은 수감 중 당한 인권 유린과 성폭행 피해 등이 인정돼 복역 기관이 10년에서 6년으로 줄게 됐고 지난해 출소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소송은 그간 외면됐던 여성 재소자 성폭력 피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연방상원은 지난해 12월 재소자 인권 문제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고 리차드슨은 증인으로 초청돼 자신이 겪은 피해를 알렸다. 이 청문회 이후 상원은 연방교도소 내 카메라 사각지대를 없애는 법안을 마련했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리차드슨은 수많은 변호사와 로펌에 도움을 청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아무도 답이 없었다고 했다. 결국 홀로 귀를 기울였던 젊은 한인 변호사의 관심과 열정이 사각지대에 놓였던 여성 재소자 인권 유린 문제를 재조명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결과를 만든 것.
오 변호사는 “이 소송 이후 미 전국의 재소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고 있다. 이들을 만나고 법적 도움을 제공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홀로 미국으로 유학온 오 변호사는 스와스모어칼리지를 거쳐 하버드 법대를 졸업했다. 명문 로스쿨 출신 인재를 원하는 대형 로펌들의 인터뷰 요청을 마다하고 유대인들이 운영하는 오랜 전통의 사고상해 전문 로펌에 입사했다.
그리고 29살의 젊은 나이에 파트너 변호사가 됐다. 이 로펌 최연소이자 유일한 아시안 파트너 변호사다. 오 변호사는 “기업 변호 중심의 대형 로펌보다 억울한 피해자를 돕는 소송을 주로 하는 로펌에 들어가고 싶었다”며 “당분간 여성 재소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법적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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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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