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인종에, 주차중, 애한테도 ‘ 탕 탕 탕’
미국에서 사적 공간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총을 맞는 사례가 빈발해 총기 남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소도시 개스턴에서 6세 소녀가 이웃집에서 총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모와 함께 갖고 놀던 농구공이 이웃집 마당으로 흘러 들어간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피해자 킨즐리 화이트가 공을 가지러 마당에 들어가자 집주인 로버트 루이스 싱글테리(24)가 총을 가지고 나와 쐈다.
사격은 무차별적으로 이뤄져 현장에 있던 소녀와 부모가 모두 총에 맞았다.
화이트는 불행 중 다행으로 얼굴에 찰과상을 입는 것으로 그쳤다. 하지만 아버지는 등에 총을 맞아 폐와 간이 손상됐고, 어머니도 팔꿈치를 다쳤다.
싱클테리는 다른 한 명에게도 총을 쏘았지만 총알이 빗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총격 뒤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플로리다주에서 붙잡혀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타인을 무작정 경계하는 까닭에 이뤄지는 이 같은 묻지마식 총격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날 총격을 비롯해 언론보도로 널리 알려진 비슷한 사건이 최근 일주일만 따져도 최소 4건이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는 지난 13일 부모 심부름을 하던 중 다른 집 초인종을 잘못 누른 16세 흑인소년 랄프 얄이 백인 집주인 앤드루 레스터(84)의 총격을 받고 심하게 다쳤다.
뉴욕주 시골 마을 헤브런에선 지난 15일 친구의 집을 찾다가 다른 집 차고 진입로에 들어간 케일린 길리스(20)가 집주인 케빈 모해넌(65)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
텍사스주 엘긴에서는 카풀 장소에서 착각을 하는 통에 남의 자동차에 타려고 하던 치어리더 2명에게 총을 쏜 남성이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이 우연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비영리 싱크탱크 록펠러연구소의 재클린 실드크라우트 총기폭력연구소 전무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총기 폭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은 훨씬 더 큰 문제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사적 공간에 접근하는 이들을 겨냥한 총격을 부추기는 제도적 원인으로는 미국 특유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원칙이 지목된다.
위협에 피할 수 없으면 물러나지 말고 맞서라는 의미를 지닌 이 개념은 정당방어 법률로 구체화해 여러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죽거나 다칠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위협에 직면한 이들이 치명적 물리력을 선제적으로 쓰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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