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에 천으로 가리는 사진 확산 “시진핑 장기 집권에 내부 불만 표출”
▶ “경비 삼엄해 불가능, 조작인 듯” 갈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심장부인 ‘톈안먼 광장’에 중국공산당을 비판하는 표어가 등장했다는 소문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 중이다. 누군가 표어를 황급히 가리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나돈다. 철통같은 톈안먼 주변 경비를 뚫고 누가 이 같은 일을 벌였는지, 조작은 아닌지 등을 놓고 논란이 번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전문 매체인 에포크타임스와 시왕즈성TV는 최근 “톈안먼 광장에 중국공산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구호를 등장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이달 8일부터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을 살펴보면, 톈안먼 외벽으로 보이는 곳에 페인트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귀가 적혀 있고 남성 3명이 흰색 천으로 이를 황급히 가리고 있다. 군복을 입은 남성이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으며 행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멀리서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속 문구는 대부분 흰 천에 가려졌지만 맨 뒤의 ‘반드시 하야’를 뜻하는 ‘비쉬샤타이’라는 단어는 확인된다. 에포크타임스는 흰 천으로 가려진 공간의 길이를 감안했을 때 최소 여섯 글자로 이뤄진 글귀였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공산당은 반드시 하야해야 한다”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공산당 1당 체제에 대한 비판이 엄격히 금지된 중국에선 지난해부터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해 시 주석의 리더십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지난달 10월 13일 20차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베이징 시내의 한 고가도로에 “영수(領袖) 말고 선거권을, 노비 말고 공민을, 봉쇄 말고 자유를 요구한다”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공산당을 긴장시켰다. 톈안먼 광장의 ‘중국공산당 하야’ 시위가 사실이라면 현수막 시위와 백지 시위에 이어 베이징의 심장부에서 1당 체제를 비판하는 게릴라식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중국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졌다는 뜻이 된다.
다만 해당 사진의 진위 여부는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 최초 유포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하고 톈안먼 외벽으로 보이긴 하지만 사진 프레임 자체가 작아 이곳이 실제 톈안먼인지도 확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던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톈안먼 광장 주변에는 무장 경찰뿐 아니라 사복 공안이 24시간 배치돼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사진이) 사실이라면 좋겠지만, 공안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 없다”며 회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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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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