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韓 정상과 연달아 회동…미 외교관 “시점 좋지 않아”
▶ 진화 나선 미, 이종섭 국방에 전화해 상황 설명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사진제공]
미국이 기밀 문건 유출로 한국 등 우방에 대해 도·감청을 불사하는 정보수집 활동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잇따라 해당 동맹국 정상들과 어색한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주 영국을 방문하고, 이달 말에는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문건 유출은 10여년 만에 가장 심각한 기밀 노출 사태로, 미국은 외교 막후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들과 불편한 대화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고 블룸버그는 논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요한 변곡점에 접어든 터라 미국으로서는 영국 등 우방국들의 변함 없는 협조가 절실하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은 미국이 중국과 맞서는 데 핵심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우방이라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기밀 문건을 보면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어떻게 스파이 활동을 벌였는지 여실히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국과 영국 모두 미국 정보당국이 정보를 수집한 대상국으로 언급되고 있다.
미국의 한 외교 관리는 블룸버그에 "지금 시점이 너무 좋지 않다"라며 "이들 국가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에 안일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미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한국 이종섭 국방장관에 전화를 걸어 문건 유출과 관련해 설명했다.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한국의 외교안보 콘트롤타워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문제를 두고 이런저런 논의를 한 내용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이 한국 대통령실 내부를 도청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까지 쏠리는 상황이다.
미국은 정보 공유 협의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회원국인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도 할 말이 없게 된 모양새다.
호주 내부에서는 이번 문건 유출 사건으로 자국의 주요 군사 정보 등도 함께 유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주는 미국 측에 이와 관련한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앵거스 캠벨 호주 국방 총장(합참 의장)은 11일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의 행사에 참석해 이번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 "정보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동맹국과의 신뢰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하며 비판했다.
미국의 동맹들은 이미 십여년 전 에드워드 스노든이 수천 페이지의 기밀 문서를 폭로했을 때 적잖이 당황한 적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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