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 불법 판매업소 우후죽순 10대들도 쉽게 드나들어
▶ 업소현금 노리는 강 · 절도 빈번 운전 중 흡연 단속도 어려워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최초로 문을 연 맨하탄 기호용 마리화나 업소 앞에서 마리화나를 사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며 길게 늘어선 대기줄 모습 [로이터]
# 맨하탄 한인 타운 인근 식당서 점심 식사 약속을 위해 사설 주차장을 찾은 한인 H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키를 건네받던 발렛파킹 직원이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던 것. 그는 “차키를 받던 직원이 흡연을 하고 있었는데 마리화나 특유의 냄새가 진하게 났다. 약속 시간도 다 됐고 온라인을 통해 주차장 이용 미리 예약을 해둔 터라 찜찜했지만 키를 맡겼다”며 “차를 다루는 직원이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은 마치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다”고 말했다.
뉴욕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가 시행된지 2년이 다되어 가는 가운데 이에따른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21년 뉴욕주 차원에서 21세 이상 성인 대상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된 데 이어 지난달 뉴욕시에서 사상 첫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소가 문을 여는 등 갈수록 마리화나 사용이 대중화되고 있다.
그러나 뉴욕시에서 불법 마리화나 판매 업소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는데다 관련 범죄도 빠르게 증가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우려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근무나 운전 중 마리화나 사용 등에 대한 단속의 어려움으로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뉴욕시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앤소니 미란다 뉴욕시 셰리프는 “뉴욕시 전역에서 마리화나를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업소가 무려 1,4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를 적발해도 폐쇄가 어렵다. 면허없이 마리화나를 판매하다 적발돼도 고작 250달러 벌금 티켓을 받는 수준”이라고 증언했다.
뉴욕시에서 합법 마리화나 판매소는 한 곳뿐이지만 이미 시 전역에 불법 판매 업소가 만연해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불법 마리화나 판매점 단속반을 출범시켰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단속반은 불과 3명 만 체포한 상태이다.
더욱이 10대 학생들도 마리화나 불법 판매 업소에 쉽게 드나드는 상황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또 불법 판매업소의 경우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 이를 노리는 강도 사건도 급증세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관련 강도 사건이 593건이 신고됐고, 도난당한 금액은 15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은 시의회는 경찰 당국에 마리화나 불법 판매에 대한 단속 확대를 촉구했다.
일부 의원들은 “단속반에 적발된 불법 업소들이 여전히 영업을 계속한다. 일부는 학교 근처에 매장을 운영하면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리화나 사용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출근길 마리화나를 피우는 이들을 너무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주 노동국 지침에 따르면 고용주는 직장에서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근로자가 업무 능력이 저하되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등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마케팅 스타트업 업체에서 일하는 아담 길라드는 “커피 한잔과 마리화나로 아침을 준비한다. 사무실 누구도 직장에서 마리화나 사용을 관리하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근 직전이나 휴식 시간 등에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이들은 업무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시 전체에 마리화나 냄새가 가득해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와 불쾌감을 표시하는 이들 역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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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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