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뉴욕주 비상사태 선포
▶ 유럽·남미서도 사망자 나와
미국에서 원숭이 두창 발병이 확산하고 있지만, 추가 백신 수급은 현실적으로 10월말에나 가능해 사실상 백신 절벽 상태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연방정부가 수십만회의 원숭이 두창 백신 추가 확보를 발표했지만, 10월까지 백신 공급이 어려워지며 3개월간 백신 공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WP는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 추가 주문한 백신 50만회분은 글로벌 수요 등을 이유로 덴마크에 위치한 제조사 바바리안 노르딕에서 10월 말 이전에는 인도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모두 110만회 분량의 지네오스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지네오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허가한 원숭이 두창 백신이다.
지네오스를 2회 접종해야 면역 체계가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약 55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만 가능한 것이다.
미국에서 원숭이 두창 감염자 수가 매주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백신 부족 상태가 미 전역을 덮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접적 위험집단에 속하지 않더라도 바이러스 확산 속도 등을 고려, 접촉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수요까지 고려하면 접종대상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FDA 허용을 받지 못한 천연두용 ACAM2000 백신 등을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는 오래된 백신인데다 근육통과 발진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피터 호이츠 베일러 의과대학 학장은 "지네오스와 ACAM2000을 각각 한 회씩 섞어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한번 원숭이 두창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아프리카와 같이 고착화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시와 뉴욕주에 원숭이두창(Monkeypox) 발병에 따른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샌프란시스코 런던 브리드 시장은 지난 28일 기준 281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주 보건국장 매리 T. 배셋 박사 역시 28일 원숭이 두창 감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뉴욕의 공중보건에 위협을 받고 있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뉴욕주에서는 29일까지 총 1천383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왔고, 주로 뉴욕시에 확진자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잔 필립 SF시 보건당국자는 “더 우려되는 것은 감염자 수가 아니라 감염 증가 추세”라며 “아직 진단받지 않은 사례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시 보건국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의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4,600명, 캘리포니아주 감염자는 799명에 달하며 그중 샌프란시스코시 확진자가 281명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 보건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28일 기준 베이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 다음으로 많은 곳은 알라메다 카운티로 50건이었고 산타클라라 41건, 콘트라코스타 18건, 산마테오 11건, 버클리 8건, 소노마 8건 순이었다. 새크라멘토는 34건이었고 남가주에서는 LA카운티가 26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부족한 백신 탓에 몇 시간씩 줄서서 대기하고도 백신을 맞지 못해 되돌아가는 상황이다.
SF시는 현재까지 원숭이 두창 백신 ’지너스’(Jynneos) 8천 200회분을 받았다. 시당국은 애초 3만 5천회분을 요청했으며, 사실상 7만회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은 원숭이 두창 감염이 집중된 동성애 커뮤니티에 우선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동성애 커뮤니티 중에서도 라티노계가 가장 감염률이 높다고 크로니클지는 보도했다.
한편 원숭이 두창 백신 ‘지너스’는 전국적으로 부족사태에 이르고 있는데 덴마크에 기반한 글로벌 제조사 ‘지너스’에서만 제한적으로 공급망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과 남미에서도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너머로 확산한 이래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처음 나온 사망자다.
29일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보건당국을 인용해 원숭이두창에 걸려 남동부 벨루오리존치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41세 남성이 패혈증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환자는 림프종을 앓았으며, 면역체계도 약해진 상태였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스페인 보건부도 이날 원숭이두창 현황을 업데이트하면서, 사망자 1명이 있다고 발표했다고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사망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으나, 지난 5월부터 아프리카가 아닌 지역에서 발병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유행이 시작된 이후 27일까지 전 세계 78개국에서 1만 8천 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아프리카에서만 5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바 있다.
스페인에선 지금까지 4,298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브라질은 27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978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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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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