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세 거세… “당 중앙, 영도적 역할 검증받을 때”
▶ 주민 사이에 ‘코로나 공포심’ 가능성…노동신문, 동요 차단에 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한국시간)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어렵고 힘든 세대에 보내달라"며 자신의 상비약까지 내놓은 것만 봐도 이른바 '방역대전'에 임하는 북한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당 중앙이 역사의 시련앞에서 영도적 역할을 검증받을 시각이 왔다"라고 말한 데서도 이번 사태가 당의 리더십까지 흔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감지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사설에서 "방역대전 승리를 위한 전체 인민의 일심단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한 조처다.
김정은은 지난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최중대 비상사건'으로 규정하고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 유증상자로 볼 수 있는 유열자(발열 환자)가 13일 하루에만 17만여명이 새로 발생했고 그전까지 6명이던 사망자도 27명으로 급증했다.
일단은 열이 나는 사람들을 '유열자'라며 단순 집계한 것으로 보이는데, 무증상자도 상당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코로나19 감염자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
방역사령부가 대부분의 인명피해는 약물 과다복용을 비롯한 과실로 인해 초래됐다고 보고한 것도 주민 사이에 퍼져있는 코로나19 공포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현 상황이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상황"이라며 악성전염병을 최단기간 내에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생각대로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 주민의 백신 접종률은 '제로'인데다 허약한 영양 상태와 부실한 의료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의 주된 대책은 지역 간 이동 금지와 함께 비축된 의약품을 공급하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지만, 북중 무역도 막힌 상황에서 해열제 등 상비약은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이 이날 발열환자 치료법을 소개하면서 금은화와 버드나무잎 달여 먹기 등까지 거론한 것만 봐도 의약품이 얼마나 부족한 상황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신문은 그나마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재조합 사람(인간) 인터페론 α-2b' 주사약을 언급했지만,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약은 코로나 초기에 사용하기도 했었지만 효과가 입증되진 않았다"면서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등이 없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외부도움 없이 자격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조만간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것이다.
이럴 경우 우선 우방국인 중국을 향해 물자지원 등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선진국 사례를 배워야 한다며 중국의 사례를 언급했다"면서 "지역봉쇄형인 중국식 방역을 해 나갈 것이란 메시지와 함께 앞으로 부족한 물자를 중국으로부터 조달하고자 한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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