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 달링 클레멘타인’(My Darling Clementine) ★★★★★ (5개 만점)

미 서부사의 전설적 인물인 연방 보안관 와이엇 어프가 결전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국어 제목은 ‘황야의 결투’(1946)로 웨스턴의 장인 존 포드가 감독한 O.K. 목장의 결투 얘기다. 1881년 10월 26일 이른 아침 애리조나 주의 작은 마을 툼스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 총격전은 마을의 연방 보안관 와이엇 어프와 그의 형제들 그리고 어프의 친구로 전직 치과의사인 폐병환자 도박사 건맨 닥 할러데이 대 소도둑 일가 클랜턴 가족 간의 대결이다. 단 30여초 만에 끝난 이 결투는 미 서부사의 전설과도 같은 것으로 후에 버트 랭카스터와 커크 더글러스 공연의 ‘O.K.목장의 결투’로도 만들어졌다.
‘마이 달링 클레멘타인’은 흑백 서정시와도 같은 작품으로 내용과 액션과 연기 그리고 포드가 여러 편의 웨스턴을 찍은 모뉴먼트 밸리에서 찍은 촬영 등이 다 준수한 명작으로 우수와 노스탤지어가 배어 있다. 포드는 사실에 허구를 가미해 전설화 했으나 가급적 사실에 충실하게 느린 템포로 서술하고 있다.
보가 좋은 것은 ‘신사 건맨’ 와이엇 어프 역의 헨리 폰다의 과묵한 모습과 절제된 연기. 콧수염을 한 폰다의 침착하고 평온한 연기는 거의 단조로울 지경으로 그의 대사의 억양 역시 높낮이가 거의 없다.
이에 못지않게 멋진 인물이 술꾼 도박사 닥 할러데이로 나온 믹터 마추어. 그는 쓴맛 다시는 표정으로 시한부 인생의 건맨 모습을 윤곽이 뚜렷하게 묘사하는데 셰익스피어의 ‘햄릿’ 구절마저 외우는 멋쟁이로 나온다.
제목의 참한 여인 클레멘타인(캐시 다운즈)은 허구의 인물로 폐병이 걸린 뒤 자기를 피해 서부로 달아난 닥 할러데이를 찾아 툼스톤에 도착, 어프이 흠모의 대상이 된다. 클레멘타인과는 정반대로 정열적인 여자가 역시 허구의 인물로 닥을 사랑하는 술집 가수인 멕시칸 치와와(린다 다넬). 눈이 큰 다넬이 사랑에 불타는 여인의 모습을 뜨겁게 연기한다.
영화는 포드의 많은 웨스턴들처럼 주인공인 어프가 마차를 타고 먼 지평선 속으로 가물가물 사라지는 장면으로 끝난다. 영화 간간이 하모니카로 불어대는 미국 민요 ‘오 마이 달링 클레멘타인’이 흐르면서 작품에 서정성을 부여한다. 이 영화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아름다운 웨스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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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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