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마켓 육류·식품류 등 전년비 20~50% 치솟아
▶ 인건비·물가 상승 악순환

지난해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로 40년 래 최고를 기록하며 한인들의 장바구니 체험 물가도 치솟은 가운데 12일 LA 한인타운 내 한 마켓에서 한인 고객이 가격을 저울질하며 물품을 고르고 있다. <박상혁 기자>
추워진 날씨에 오랜만에 전골요리를 하기 위해 한인타운 마켓으로 장을 보러 나선 직장인 이모씨는 무섭게 오른 식료품 가격을 보고 집었던 팽이버섯을 도로 내려놓았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세일된 가격으로 한 봉지에 79센트에 살 수 있었던 한국산 팽이버섯 가격이 3.99달러까지 올라서다. 약 4배 비싸진 가격이었다.
이씨는 “오랜만에 타운으로 장을 보러 나왔는데 직접 식료품을 구매하다보니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으로 체감이 돼 충격적”이라며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지인과 타운에서 외식만 해도 2명이 50달러 가까이 나오는데 식료품 구입까지도 버거워져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급등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40년 래 최고 폭의 인플레이션이다. 실제로 한인들 역시 실생활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LA 거주 한인들도 식료품 가격 등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한인타운 내 대다수의 한인마켓들은 지난해 1월 대비 한인들이 많이 소비하는 육류, 어패류, 쌀, 과일, 채소 등 식료품을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월 6~13일까지 타운 내 한 마켓에서 양념소갈비의 세일 가격이 파운드당 9.29달러였지만, 올해는 무려 4.7달러(50%)가 오른 13.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등심불고기는 파운드당 8.99달러에서 올해 10.99달러로 22%가 올랐다. 또 다른 한인 마켓도 작년 대비 냉동돼지불고기, 양념벌집삼겹살 가격이 1달러가량 올랐고, 파운드당 0.59달러였던 오렌지 가격은 3.99까지 대폭 치솟았다.
한인들의 주식인 쌀값도 크게 오른지 오래다. 한 마켓에서 작년 1월 20파운드 한 포의 세일가격이 9.99달러이던 것이 지금은 12.99달러 이하의 세일가격을 찾아볼 수 없다. 최소한 30%가 오른 것이다.
타운내 한 마켓의 생선과 정육 담당자는 “한인들이 생선, 정육 코너에서 많이 찾는 품목이 갈비, 삼겹살, 오징어, 고등어 등인데 모두 전년 대비 가격이 확 올랐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1달러 차이라도 굉장히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인들의 외식비도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1인당 10달러 수준이었던 한인 식당들의 점심메뉴 가격은 현재 14~15달러대로 역시 50% 안팎으로 뛴 상황이다.
월스트릿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월 스트릿의 전문가들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지난달 대비 0.4% 각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노동부 통계 발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과 일치했으나 지난달 대비는 0.5%가 오른 것으로 집계되어 전망치를 살짝 웃돌았다. 특히 주거비와 중고차, 식료품이 지난달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된 수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외식보다는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의 수요 쏠림 현상으로 빚어진 인플레이션 사태가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더욱 심화됐음을 실감케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노동력 공급 부족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데 연말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악화되면서 비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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