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발표된 ‘금강산에 바치는 오마쥬’ 설치작품과 제니퍼 방 작가.
그녀의 작품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개인전 및 그룹전 전시에 소개됐으며 언론 리뷰의 찬사를 받았다. 이 기간동안 만들어진 작품들은 추상 표현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회화에서 부터 다음세대 예술가들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을 예고하는 새로운 매체를 통합한 선구적인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평론가 엘리너 하트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니퍼 조는 한 쌍의 벽 설치 작품에서 20세기 기술과 한국의 전통 예술 및 의식 관행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을 제안한다. 그녀는 일련의 모듈식 ‘컴퓨터 페인팅’을 통해 동양화의 전통을 전자 시대로 확장^이어간다.”
그녀의 작업 ‘금강산에 바치는 오마쥬’는 설치작품으로 한국전통 회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금강전도’의 부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작업은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벨사우스, 현 AT&사의 후원하에, 백남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작품을 선보였다.
오랫동안 국보로 지정된 정선의 1734년 대표작을 참고해, 그녀는 컴퓨터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볼록한 캔버스에 이미지를 출력하고 그 그림을 다시 색연필로 페인팅한 30 x 25피트(9 x 6 미터)의 대형패널로 제작하였다.
이는 1996년 작업으로, 잉크를 사용하는 디지털 프린팅이 아닌,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완성된 최초의 디지털 페인팅이라 할 수 있다. ‘컴퓨터 페인팅’은 이제 ‘디지털 페인팅’이라는 명제로 어디에나 있지만, 그녀의 작업은 당시 새로운 용어로 인정된 최초의 작업 중 하나였다.
제니퍼 방은 정선을 자신의 예술적 조상으로 간주, 그녀의 작품은 과거를 돌이켜봄과 동시에 미래를 바라보는 야누스(두얼굴을 가진 출입문의 수호신)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나에게 정선의 금강산은 폴 세잔느의 ‘생 빅투아르 산’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두 작가 모두 상징적인 랜드마크(금강산, 생 빅투아르 산)을 모방에서 추상화로 완성, 기념비적인 3차원적 존재를 2차원으로 표현하는 도전에 응했다.”
테크놀로지는 그녀의 작업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작품을 표현하는 기본매체이면서 그와 동시에 표현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로 활용되었다. “나의 작품 안에서 나는 테크놀로지의 이면에 숨겨진 원초적인 특성과 그 실체에 존재하는 살아있는 물질성을 재발견하고자 노력했다.” 그녀는 CD를 사용하여 개념적, 시각적인 복합성을 표현하는 작품을 제작했다.
2000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PS.1)에서 전시한 “볏집단(Haystack)”에서 그녀는 CD의 매끄러운 완벽함 속에 숨겨진 부서지기 쉬운 금속 필라멘트의 잠재된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와이어드(Wired) 잡지 리뷰기사와 함께 그녀의 작업의 특성을 조합해 만든 용어인 ‘슬로우 텍(slow tech)’이라는 켄셉을 소개했다. ‘슬로우 텍’은 그녀의 작업과정의 특성을 조합해 만든 용어로, 그녀가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시간의 의미를 말한다. “이는 로우텍(Low-Tech)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하이텍 (High-Tech)’의 반대 의미도 아니다. 나의 작품은 시간적 차원을 담고 있으며, 실재로 구현되기까지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녀의 작품은 캘리포니아의 피터노턴재단을 포함 유명한 곳에 공공·개인 소장됐다. 워싱턴 DC의 Art- in - Embassies 컬렉션과 뉴욕의 한국 유엔대표부, 스페인의 마드리드 시립미술관과 모스크바 국립동양미술관에 소장되었으며, 특히 러시아 미술관에는 남한작가로서는 최초로 소장·상설전시된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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