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바니와 클라이드’’ (Bonnie and Clyde·1967) ★★★★★(5개 만점)

바니와 클라이드 그리고 클라이드의 형 벅(오른 쪽 부터)이 은행을 털고 있다.
1930대 초 미 경제공황 시대 미 남부를 휩쓸며 은행 강도와 살인 행각을 벌이다 처참한 최후를 맞은 연인 무법자 바니 클라이드와 클라이드 배로의 실화를 과다한 폭력과 유혈을 동원해 묘사해 큰 논란거리가 되었던 아서 펜 감독의 작품이다. 이 둘은 존 딜린저와 ‘프리티 보이’ 플로이드 등과 함께 미 경제공황 시대의 전설적 범죄자로 남아 있다. 이 역으로 바니 역의 페이 더나웨이와 클라이드 역의 워렌 베이티(제작 겸)은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다. 한국에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상영됐다.
둘 다 미 남부 출신의 촌뜨기들인 둘은 우연히 만나 대뜸 연인이 되어 훔친 차를 몰고 다니며 은행을 털고 경찰을 쏴 죽이면서 전 미국의 뉴스거리가 된다. 연인 강도 팀에 합류하는 것이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주유소 종업원 C.W. 모스(마이클 J. 폴라드)와 클라이드의 형 벅(진 해크만) 그리고 벅의 쟁쟁 거리는 아내 블랜치(에스텔라 파슨즈).
악인은 지옥으로 간다고 결국 이들은 다 경찰의 총탄을 맞고 황천길로 가는데 바니와 클라이드가 한적한 시골길에서 경찰의 기습 총격을 받고 사살되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찍은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는 장렬하면서도 아름답기까지 한 장면이다. 바니와 클라이드는 실제로 1934년 5월 23일 타고 가던 차 안에서 모두 187발의 총알을 맞고 죽었는데 바니는 입에 샌드위치를 문채였다고 한다.
눈부시게 강렬한 영화로 폭력을 예술 형태로 승화시켰는데 ‘와일드 번치’ 등 이 영화 뒤에 오는 피범벅 영화들의 효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기엔 비도덕적 은행 강도들이요 무자비한 살인자들을 영웅화해 비난을 받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미 경제공황 시대 팽배했던 미국의 꿈에 대한 절망과 의문을 감동적이요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1930년대 초 분위기를 잘 살린 촬영(오스카 상 수상)과 의상, 소품과 자동차 그리고 음악 등이 다 빼어난 영화로 연기들이 출중한데 파슨즈가 끊임없이 울고 불며 앙탈을 부리는 역을 기차게 잘 해 오스카 조연상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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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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