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3:10 유마 행 열차’ (3:10 to Yuma·1957) ★★★★½(5개 만점)

댄이 샷건을 벤의 등에 대고 유마 행 열차가 떠날 정거장으로 가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강건하고 사납고 서스펜스 가득한 흑백 걸작 웨스턴으로 웨스턴을 잘 만드는 델머 데이브스가 감독했고 주연은 글렌 포드. 밴 헤플린이 조연. 프랭키 레인이 부르는 영화의 주제가가 유명하다. 원작은 엘모 레너드의 소설.
아내와 두 어린 아들을 둔 애리조나의 작은 목장 주 댄 에반스(헤플린)는 3년 가뭄에 급전 200달러가 필요해 총이란 제대로 쏠 줄도 모르면서 악명 높은 역마차 강도단 두목 벤 웨이드(포드)의 호송 임무를 맡는다. 벤의 졸개들이 뒤를 따르는 중에 댄은 수갑을 찬 벤을 오후 3시 10분 발 교도소가 있는 유마 행 열차가 떠날 마을까지 호송, 열차가 도착할 때까지 마을 호텔방에서 기다린다. 이 호텔 방에서의 댄과 벤의 신경전이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감이 가득하다. 가족과 목장을 위해 죽음을 각오한 댄을 간교한 벤이 미소와 함께 감언이설로 유혹한다. “7,000달러를 줄 테니 날 놓아 달라. 그렇지 않으면 넌 죽고 만다.” 댄은 이런 벤의 설득과 협박을 단호히 물리친다. 그런 댄의 이마에선 진땀이 흐르고 얼굴에는 두려움이 그늘을 짓는다.
마침내 열차가 수증기를 뿜으며 기적을 울리면서 정거장에 도착, 댄은 샷건을 벤의 등에 대고 호텔을 나와 정거장으로 향한다. 둘의 뒤를 벤의 졸개들이 따라 붙는다. 그리고 상황은 급반전을 이루며 끝이 난다.
흑백 촬영과 연기가 아름답고 뛰어난 심리 웨스턴이요 부부애에 관한 드라마이자 선과 악의 애매모호한 경계를 살펴본 도덕극이며 또 인물의 성격을 탐구한 영화다. 포드의 카리스마가 있는 연기가 절정을 이룬 작품이다. 얇은 입술에 간사한 미소 그리고 독기를 품은 냉정한 눈의 쿨한 포드가 카우보이 모자를 눈 아래까지 내려 쓰고 조용한 음성으로 타이르듯이 안절부절 못하는 헤플린을 어르고 위협하는 모습이 마치 독사가 먹이를 가지고 놀리는 것 같다. 헤플린의 소박한 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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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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