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9월까지 SF, 알라메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470명의 노숙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동 기간의 288명에 비해 63%(182명)나 늘어난 숫자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각 카운티는 노숙자들을 호텔이나 트레일러에 집단 거주하게 하는 등 노숙자 대책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노숙자 사망자를 줄일 수 없었다.
알라메다 카운티의 경우 2020년 9월까지 사망한 노숙자는 2019년 동 기간에 비해 40% 증가했으며,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33% 증가했고, SF는 무려 123%나 증가했다. 콘트라 코스타 카운티는 베이지역에서 가장 적은 사망자 증가율(30%)을 보였지만 코로나19 관련 통계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산마테오 카운티는 올해 사망한 노숙자가 20명에 불과하지만 작년 동 기간에 비하면 54%나 증가했다.
노숙자들의 사망이 코로나19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다. 베이지역의 노숙자 사망자 560명 가운데 4명만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간접적으로 노숙자 사망자 증가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노숙자들이 점점 나이가 들고 병들어 가는 점, 마약 복용이 늘어난 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 시설을 찾기가 어려워진 점 등이 사망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가정 우선(HomeFirst)’의 안드리아 어튼 CEO는 “노숙자들의 사망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정치가들은 노숙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노숙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노숙자들은 마약 복용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죽고, 어떤 노숙자는 중독 상태에서 교통사고나 화재로 죽으며, 자살하는 노숙자들도 많고 나이가 들어 심장병으로 죽기도 한다. 채 태어나기도 전에 마약 중독으로 사망하는 태아들도 있다. 마코트 쿠쉘UCSF 의대 교수는 집을 잃는 것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된다고 말했다. 그런 스트레스를 겪다 보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전체의 노숙자 통계는 2019년 1월에 집계됐고 내년 1월이 되야 노숙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그때가 되면 노숙자 증가와 사망자 증가와의 정확한 연관 관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SF. 보건국의 배리 제빈 박사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노숙자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마약 중독 때문이라고 했다. 알라메다 카운티 역시 비슷한 통계가 집계됐다. 노숙자 사망자의 3분의 1 이상이 마약 중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트 쿠쉘 박사는 코로나19 역시 노숙자 사망자 증가에 한 몫을 했다고 말했다.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마약을 복용할 경우 비교적 과다 복용 현상이 일어나지 않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혼자 마약을 과다 복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나이가 든 노숙자들이 의료 시설에 가지 못해 심장병이나 당뇨 악화로 사망한 경우도 많다. 코로나19 때문에 의사를 직접 만날 수 없고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했는데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이런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노숙자들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켰고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노숙자들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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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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