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에 한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항공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한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요즘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국내외 여행이 크게 줄어들어 항공사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키워보는 것은 미래 지향적인 일이다.

JC 항공 학교(JC Air Academy)가 설립된 이래 계속해서 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는 권승찬(에드워드 권) 학장은 보다 많은 한인 청소년들이 항공사에 조종사로 취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학장은 대부분의 한인들은 그들의 아이들이 의대나 법대를 졸업해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바라지만 비행기 조종사는 이보다 훨씬 더 쉬우면서도 안정된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대한 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 같은 한국 항공사의 조종사도 적은 수입은 아니지만 미국 주요 항공사의 조종사는 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했다. 물론 조종사 자격증을 따서 금방 메이저 항공사의 기장이나 부기장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단계의 연봉도 적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신체 조건이 요구됐지만 지금은 혈압, 안압, 심장 등에 큰 결함만 없으면 누구든지 조종사 자격증에 도전할 수 있다. 현대 비행기는 조정이 메뉴얼보다는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시력이 나쁜 것도 이제는 문제가 될 수 없다.

원래 JC 항공 학교는 1997년 헤이워드에 설립되었다. 설립 당시부터 학교를 운영해 온 권승찬 학장은 많은 학생들을 보내준다는 중국 항공사의 말을 믿고 당시 1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학교를 대폭 확장했다가 갑자기 중국 항공 관련법이 변경되는 바람에 큰 빚을 떠안고 파산 직전까지 몰리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 학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하든지 한인이 운영하는 항공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오늘과 같은 비교적 안정적인 학교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의 스탁턴으로 학교를 옮긴 것은 2007년이며 현재는 한국의 아시아나 항공및 티웨이(T Way) 항공과 조종사 초기비행교육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으로 학생을 공급 받고 있다.

권승찬 학장은 현재 100여 명의 학생들이 조종 교육을 받고 있는데 약간의 중국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라고 했다. 학비는 1년에 약 6-7만 달러 정도이며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내 기숙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정식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항공사 마다 다르지만 보통 250-1,000시간의 초기비행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곳에 온 학생들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를 교육 받게 된다. 한국에서 오는 학생들은 M1 비자를 받아야 한다. 1997년 설립 후 이곳을 거쳐간 한국 조종사는 500명에 이른다.

권승찬 학장은 JC 항공 학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교과 과정과 교재가 그 어느 곳보다 완벽하다고 자랑했다. 교관 25명을 포함해 36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캘리포니아 최대의 비행 학교로 교육용 비행기 24대를 소유하고 있다. JC 항공 학교는 3만 제곱피트의 베이스에 2층 면적도 1만 제곱피트이며 정비장은 2만 2천 제곱피트이다.

권승찬 학장은 한국에서 공군과학고와 미국 항공대학을 졸업하고 공군에 복무했으며 대한 항공에 오래 근무했다. 그는 3만 시간의 매뉴얼 비행시간을 소유하여 이 부문에서는 거의 한국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