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시리즈 명사들이 젊은이들에게 주는 조언 (4) 박노희 UCLA 치대 전 학장

박노희 UCLA 치대 전 학장.
나는 교수이자 과학자로서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다가 1998년 UCLA 치과대학 학장이 돼 2016년 퇴임할 때까지 대학 행정을 이끌었다. 대학 학장으로서의 나의 경험이 사회에 나아가 성취를 이루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18년 동안 미국 치과대학의 학장을 하다 보니 리더의 비전(vision)이 한 기관에 미래에 엄청난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학장 재임 시절을 뒤돌아볼 때 가장 보람되게 생각하는 것은 UCLA 치대를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연구 중심의 치과대학으로 우뚝 서게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우수한 학자들을 교수로 영입하는데 집중했다.
우수한 교수를 청빙하려면 대학교 입장에서는 스타트업 펀드가 필요하다. 연구실을 별도로 마련하고 연봉은 물론 상당액 초기 연구비도 지원해야 한다. 세계적인 학자를 청빙하는데 2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 정도 재정이 필요하다.
이런 자금은 대학의 예산에 편성된 것이 아니라 학장이 직접 마련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학장은 기업의 CEO와 비슷하다. 대학을 운영하는 것은 다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면이 많다. 예를 들어 은행이 금융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듯, 대학교는 우수한 교육 연구, 사회 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학생들에게 ‘판매’해서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우수한 교수진이 핵심이다. 저명 교수를 영입하는 것은 프로 구단들이 유명 선수를 영입하는 것과 같다. 스타플레이어가 있으면 구단의 명성을 올려주고 팬들이 그를 보러 몰려오기 때문에 구단의 재정 수익을 탄탄히 하는데 큰 공헌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학이 저명한 교수는 영입하면 학생들의 롤모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마치 스타플레이어처럼 대학의 얼굴이 되어 학생들을 유치하고 기부금과 연구비를 모으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좋은 교수 영입에 재정을 투자하면 10년 후 10배 가치가 되어 학교에 돌아온다. 이래서 대학교는 지식 비즈니스인 셈이다.
대학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사회의 리더를 기르는 일이다. UCLA 치과대학에 학장으로 취임하면서 UCLA 치대 졸업생들 중에 미국내 치과대학의 학장이 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대학의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학교 내에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년에 10명의 학생들을 선발해서 집중적으로 리더십 교육을 시행했다. 지금은 UCLA를 졸업한 학장이 배출되고 있다.
내가 이같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의 원동력은 바로 나에게 뚜렷한 ‘비전’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런데 비전이 그냥 비전으로만 끝나면 안 된다. 비전을 성공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전략적 계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계획을 짜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단점과 능력을 먼저 파악하고 실제 계획들을 단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지능과 감성 지능이 필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사회적 지능과 감성 지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꼭 기억해야 할 말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는 것이다. 많은 장애와 고난이 있어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발전하면서 자기만 잘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갖고 삶에 임하면 언젠가 누군가는 이런 사람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또 항상 정직하고 약속과 신의를 지키는 것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 정직과 신의가 사회생활에서 큰 덕목이 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일에 대한 실수는 바로잡을 수 있지만 거짓말을 하거나 믿을 수 없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 정직하면 곧 신의가 생긴다. 그리고 자기가 한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나는 항상 이것을 핵심 가치로 강조했다.
또 하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항상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될 거라고 생각해도 될까말까 한데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결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남기고 싶은 말은 사람에게 결국 남는 것은 명예, 지위, 금전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해서 타인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항상 ‘나(I)’가 아닌 ‘우리(We)’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면 보람된 인생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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