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처럼 크고 화려한 꽃보다
별꽃이라든지 봄까치꽃이라든지 구슬붕이꽃 같은
쪼그만 꽃에 더 눈길이 간다
겸허하게 허리를 굽혀 바라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꽃
하마터면 밟을 뻔해서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꽃
앉아서 보듬어주고 싶어도
너무 너무 작아서
보듬어줄 수 없고
나비도 차마 앉지 못하고
팔랑팔랑 날갯짓만 하다 가는 꽃
눈으로나마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싶어서
자꾸만 눈길이 간다
이준관 ‘쪼그만 풀꽃’
너무 미안해 할 것 없어요. 우리는 이게 좋은 걸요. 줄기를 높게 세우지 않으니 바람에 부러지지 않죠. 꽃송이가 크지 않으니 빗방울에 찢기지 않아요. 무심히 걷다가 한번쯤 밟아도 괜찮아요. 황소를 무등 태운 적도 있어요. 농부가 밟고 지나가도 별꽃은 외려 폭죽처럼 번지죠. 쟁기로 갈아엎어도 봄까치꽃 밭둑에 자욱하죠. 허기진 노루 눈과 마주친들 구슬붕이가 평정을 잃은 적 없죠. 보듬고 안아주지 마셔요. 길들면 연약해져요. 우리는 크지도, 화려하지도, 높지도 않아서 아무도 숭배하지 않죠. 누구도 누구를 우러르지 않는 높이 없는 사원을 꿈꾸어요. 당신도 털썩 앉아 봐요. 낮아서 충분히 높은 걸요. 반칠환 [시인]
<이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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