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상식 초반 ‘각본상’ 수상 호명되자 객석 환호
▶ ‘기생충’ 배우들 레드카펫 서자 카메라 세례 ‘열기’

영화 ‘기생충’의 배우들이 9일 할리웃 돌비극장의 아카데미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송강호, 장혜진, 박소담, 조여정, 이정은, 박명훈, 이선균, 최우식. [AP]

봉준호 감독이 9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르며 객석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미국 영화산업의 심장 할리웃에 한국 영화‘기생충’이 우뚝 섰다. 9일 오후 5시부터 할리웃 한복판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현장은‘기생충’에 대한 관심과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기생충’은 특히 이날 시상식 초반 아시아계 영화로는 최초로 각본상을 거머쥐면서 할리웃 스타들이 가득 찬 돌비극장 객석이 큰 환호와 박수로 들썩였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각본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올라 “감사하다. 큰 영광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준 기생충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한진원 작가는 봉 감독에게 감사를 전한 뒤 “미국에는 할리웃이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 제 심장인 충무로의 모든 필름메이커와 스토리텔러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기생충’은 빈부격차와 계급갈등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색다른 방식으로 다뤄 미국 작가조합 각본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에서도 외국어영화상과 함께 각본상을 탔다. 역대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처음으로 오른 아시아계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1986) 각본을 쓴 파키스탄 출신 하니프 쿠레이시이다. 13년 뒤 인도 출신인 M. 나이트 샤말란이 ‘식스 센스’(1999)로 후보에 올랐다. 이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 각본에 참여한 일본계 2세 아이리스 야마시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으로 피트 닥터 감독과 함께 지명된 필리핀계 로니 델 카르멘, 2017년 ‘빅식’에서 주연과 각본을 맡은 파키스탄 출신 쿠마일 난지아니가 후보에 지명됐으나 트로피를 받지는 못했다.
◎…이날 시상식이 본격 시작되기 전 할리웃 돌비극장 앞에 마련된 레드카펫에는 내노라하는 할리웃 스타들이 몰려들어 열기를 더한 가운데 영화 ‘기생충’ 팀도 당당히 아카데미 레드카펫에 서서 할리웃의 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최우식,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배우들과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 등이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레드카펫에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매우 흥분된다”며 “존경하는 마틴 스코세이지와 같이 후보에 오른 거 자체만으로 기쁘고 큰 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미술상 수상은 불발됐다.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상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웃’과 ‘1917’ 등과 함께 미술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됐으나 이날 미술상 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웃’에 돌아갔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웃’에서 열연한 브래드 피트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피트는 이날 시상식에서 톰 행크스(‘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앤서니 홉킨스(‘두 교황’), 알 파치노(‘아이리시맨’), ‘조 페시(’아이리시맨‘)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남우조연상 주인공이 됐다. 피트는 1996년 ’12 몽키즈‘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 2009년에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2012년 ’머니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연기상은 받지 못했지만, 그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노예 12년‘이 2014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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