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로남불’ 코라 비웃은 텍사스 에이스 마이너
14일 ‘사인 스캔들’ 여파로 경질된 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알렉스 코라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좌완 투수 마이크 마이너(33·사진)에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대명사 격으로 남게 됐다.
마이너는 지난해 9월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시즌 200탈삼진을 채운 뒤 코라 감독이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마이너는 8회까지 삼진 8개를 낚아 시즌 199개를 잡은 채 7-5로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200번째 탈삼진을 잡기 위해서였다.
마이너는 첫 타자 샌디 리언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다음 타자 크리스 오잉스를 상대했는데 오잉스의 타구가 1루 파울 지역 위로 높게 떠올랐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평범한 파울 플라이였지만 아무도 그 공을 잡지 않았다. 승리를 위한 아웃 카운트가 2개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너가 시즌 탈삼진 200개를 채울 수 있도록 동료들이 기회를 준 셈이다.
결국 마이너는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오잉스를 삼진으로 요리하고 마침내 시즌 200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 이닝도 208⅓이닝을 던져 200이닝-200탈삼진을 이루고 뜻깊게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 후 보스턴의 코라 감독은 고의로 공을 잡지 않은 텍사스 선수들의 플레이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나는 우리 선수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경기를 한 것이 기쁠 뿐”이라며 마이너가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기록을 채웠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또 보스턴글로브의 피트 에이브러햄 기자도 “마이너의 200탈삼진 기록에는 큰 별표를 붙여야 한다. 겉만 번드르르한 기록이다. 그런 식으로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코라 감독이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벤치 코치를 맡으며 사인 훔치기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부정직한 행동의 대명사격이 된 이번 사건으로 코라 감독은 결국 옷을 벗어야 했다.
마이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지만, 하지만 그는 정당한 방법으로 경기를 한다며…피트, 넌 뭐라고 했지?”라는 글을 남겨 코라 감독과 에이브러햄 기자를 묶어서 비꼬았다. 달라스 모닝뉴스 역시 “텍사스의 에이스는 1월에도 여전히 날카롭다는 게 밝혀졌다”며 마이너의 예리한 일침에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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