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 때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는 선물이 1파운드짜리 시즈 캔디(See‘s Candies) 초컬릿 박스다. 지금이야 건강상의 이유로 초컬릿의 인기가 전만 못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친지에게 가벼운 선물로 시즈 캔디 쿠폰이 든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곤 한다.
1파운드 상자를 열면 초컬릿 26개가 들어있는데 맛과 모양이 모두 다르다. 가장 인기 있는 플레이버는 보르도와 트러플, 연말 시즌에는 에그녹과 펌킨파이가 잘 팔린다고 한다.
시즈 캔디는 1921년 캐나다에서 LA로 이주한 찰스 시(Charles See) 가족이 한인타운 웨스턴과 1가에 캔디 스토어를 오픈하고 어머니 매리 시 여사의 레서피로 수제 초컬릿을 만들어 판 것이 시작이었다.(초컬릿 상자 위의 얼굴 그림이 매리 여사)
시즈 캔디는 바로 다음해 샵을 4개 더 오픈했을 정도로 처음부터 인기였고, 대공황 시절에 30개를 운영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대공황이 왔을 때 찰스 시는 파운드 당 80센트(현 21.75달러)였던 가격을 자진해서 50센트로 내렸으며, 자선단체들에게는 대량으로 디스카운트 해주거나 캔디를 팔아서 기금을 조성하도록 도왔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매년 연말이면 전국 각지의 교회, 병원, 봉사단체들이 시즈 캔디 세일즈 펀드레이징을 열곤 한다.
시즈 캔디가 거의 100년에 달하는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방부제나 의심스런 화학성분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오리지널의 품질을 고수해온 원칙 때문이다. 안전한 식품임을 공인하는 코셔(kosher) 인증을 받은 초컬릿이기도 하다.
시즈 캔디는 1972년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이끄는 다국적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에 2,500만달러에 매각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력인 보험업 외에 보석, 가구, 식품, 제조업체 등 80여개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데, 시즈 캔디는 버핏이 ‘브랜드 파워’에 눈을 뜨게 해준 첫 회사였다. 그때까지는 저평가된 회사를 싸게 사들여 키우는 방식의 투자를 해왔는데 처음으로 명품 기업을 인수하여 성공한 것이다.
인수한 첫해에 3,000만달러 매출에 420만달러의 이익을 냈고, 매년 평균 9%의 성장이 이루어져 35년 후인 2007년에는 13배인 3억8,300만달러의 매출과 8,300만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버핏의 인수 이후 시즈 캔디는 미국 전역에 지점을 넓혀가며 명품 초콜릿 회사로 성장, 연간 판매량이 3,100만 파운드에 달한다. 현재 20개 주에 200여개의 스토어가 있으며, 공항 및 해외지점도 40여 곳이나 된다. 한국에도 2014년 진출해 매장을 열었다.
현재 시즈 캔디 본부는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다. 날씨가 서늘한 그곳 공장에서는 부드러운 종류인 롤리팝, 크림, 트러플을 생산하고, USC 근처의 LA 공장에서는 피넛 브리틀, 봉봉, 너츠 캔디 등을 만들고 있다.
흑백 컬러만을 사용하기로 유명한 시즈 캔디는 아직도 인테리어 디자인이 옛날 모습 그대로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옛날 방식대로 방문하는 고객에게 무료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게 소비되는 샘플이 연 100만 파운드가 넘는다.
어차피 살찌기로 돼있는 연말연시, 오랜만에 시즈 캔디 좀 먹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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