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서 남다른 이웃사랑 실천한 고 정규열씨 이름으로 1억 기부
▶ “막내가 걸어온 길 기억 되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

고 정규열씨. [사진제공=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먼저 하늘로 떠난 동생에게 전하는 우리 남매의 선물입니다.”
폐 질환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막내를 위해 고액기부자의 이름을 선물한 남매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에 사는 정규팔씨를 포함한 7남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일 대구 남구청장실을 방문해 고인이 된 막내 고(故) 정규열(사진)씨 이름으로 연말 이웃돕기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지난해 7월 폐 질환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은 이로써 대구에서 143번째, 고인으로서는 여섯 번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부액의 일부는 동생이 공무원 생활을 했던 대구 남구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1962년생인 고인은 경북 문경군에서 공무원을 시작한 후 이후 대구 남구청으로 옮겨 2016년 12월까지 31년간 일했다. 2006년 대통령 표창 등 6개의 포상을 수상할 만큼 성실했고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정기기부를 할 만큼 이웃을 위한 생각도 남달랐다고 한다.
이런 고인이 세상을 떠나자 남은 남매는 예금을 포함한 정씨의 유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했고 결국 ‘이웃돕기’를 동생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로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남매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데는 이것이 막내가 걸어온 길을 기억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구모금회에 따르면 실제로 고인은 1986년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할 때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주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늘 솔선수범해 도왔다고 한다. 민원 업무를 보기 힘들어하는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한 주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나서 부축해 도왔다. 둘째 형 정규팔씨는 “평소 따뜻하고 착한 성품의 동생을 기리기 위해 가족들이 마음을 모았다”며 “오늘의 나눔은 먼저 하늘로 떠난 동생도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찬희 대구모금회 담당은 “올가을부터 남매 중 둘째 형님 등이 이웃돕기 기부에 대해 문의하면서 남 돕기를 좋아하는 동생의 마음이 오래 남아서 기억될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기부는 지난달 말에 이뤄졌지만 연말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시점에 맞춰 기부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학 대구모금회 회장은 “가족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하게 돼 큰 감동”이라며 “소중한 성금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해 더 행복한 곳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회 지도층이 나눔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모임으로 5년간 1억원 이상 기부하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 전국 2,150여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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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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