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어바인 교통사고로 한인 대학생들이 참변을 당한 지난 22일 오후 뉴저지에선 한 여성이 차량살인 유죄평결을 받았다. 음주운전도, 과속운전도 아니었다. 문자운전이었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운전 중 문자’ 등의 주의산만 운전과 음주운전을 동등하게 처벌하도록 7년 전 개정된 뉴저지 주법이 처음 적용된 케이스다.
2016년 9월28일, 두 전문직 여성의 일과는 평온하게 시작되었다. 과학자인 39세 여성은 직장에서 잠시 나와 아침산책을 하고 있었고, 50세 비영리기관 대표인 한 여성은 차를 타고 직장으로 가는 중이었다.
하루 전날 남편과 결혼 6주년 기념일을 축하한 대만계 유웬 왕은 곧 아기를 갖고 단란한 가정을 이룰 꿈에 부풀어 있었다. 최근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근무 중인 향수제조사 연구실의 냄새를 피해 잠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것도 임신 플랜의 일부였다.
홈리스 푸드뱅크와 헬스센터를 운영하는 복지단체 유대교르네상스재단의 대표인 알렉산드라 맨소넷은 올해의 시민지도자상을 수상하며 문제 청소년 선도 등 오랫동안 다양한 복지서비스에 앞장 서온, 누구나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커뮤니티 리더였다.
그 가을 아침, 두 여성과 그들 가족의 삶은 끔찍한 교통사고와 함께 참담한 비극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맨소넷의 차가 앞에 있는 코롤라 차량을 들이받았고 보행자가 건너가기를 기다리며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코롤라는 그대로 밀려나가 보행자, 산책 중인 왕을 들이 받았다. 심한 뇌손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왕은 닷새 후 사망했고, 아차 하는 순간에 치명적 가해자가 된 맨소넷은 최고 징역 10년형에 직면해 있다.
사고 직전 맨소넷은 문자 한통을 받았다. “쿠반, 아메리칸, 아니면 멕시칸, 하나 골라” - 그날 저녁약속을 한 여성이 보낸 메뉴선택 문자였다.
재판의 쟁점은 그가 운전 중 문자 답변을 시작했는지 여부였다. 맨소넷은 자신은 그 문자를 읽었지만 사고는 뒤 차창의 안개제거 버튼을 누르다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m’과 ‘e’를 타이핑한 그녀의 셀폰을 증거로 제시하며 사고당시 문자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틀반 동안 심의한 배심원단은 단 한 마디의 평결문을 읽었다 : “유죄(Guilty)”
맨소넷은 얼굴을 가리며 울었고 등 뒤에 앉아있던 가족들도 흐느끼기 시작했다. 승소한 검찰은 “모든 면에서 비극”이라고 트윗에 올렸고, 희생자의 남편은 “사람들이 운전 중 텍스팅의 위험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얻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주권 받기까지 5년을 떨어져 기다려야 했던 그들의 행복한 꿈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그 무책임한 ‘문자운전’은 맨소넷의 변호사가 말한 것처럼 여전히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다. 무모한 젊은이들만이 아니다. 현재 운전 중 문자를 금지하는 주는 47개주에 이르는 데도 셀폰을 손에 든 운전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어바인 사고도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차 하는 순간에 발생한 참변이었을 것이다. 이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로 이어지면서 거리마다 ‘위험한 운전’이 늘어나는 계절로 접어든다. 운전하며 셀폰에 손을 뻗기 전에 ‘남의 생명을 갖고 러시안 룰렛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문자운전이 빚은 두 가족의 비극을 돌이켜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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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두 가정 모두가 너무 가슴아픈 일을 격고있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남에차 함부로 못타지 운명이 바뀌니